
카카오가 그룹 계열사 수를 두 자릿수로 축소했다. 올해 연말까지는 계열사 수를 80개까지 줄일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3일 오전 주주서한을 통해 “카카오는 지난 1년 반 동안 그룹 지배구조를 속도감 있게 개편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해 미래 성장에 집중하는 재무 구조를 마련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거버넌스 효율화는 정 대표가 2023년 9월 CA협의체 사업총괄을 맡은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한 핵심 과제다. 정 대표가 사업총괄로 취임했을 당시 카카오 계열사는 142개였다. 이를 대표이사 선임 시점인 24년 3월에는 132개로, 현재는 99개까지 줄였다. 2년 만에 계열사의 30%를 감축한 셈이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재무 체질 개선도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859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경기 둔화에도 톡비즈니스의 견고한 성장과 계열사 이익 개선 등으로 재무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하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로 재무 체질 개선을 이뤄낸 결과다.
현재 카카오는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을 결합해 새 성장 모멘텀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달 말 출시되는 오픈AI와 공동 프로덕트인 '챗지피티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연령대 이용자들이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주주서한에서 주주가치 제고, 대한민국 AI 인재 육성, 소상공인 지원을 핵심 축으로 하는 책임 경영 강화 방향성도 공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요 경영진 대상이었던 총주주수익률(TSR) 연계 보수체계를 올해부터는 전 임원으로 확대 적용했다. 청소년 대상 AI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국내 4대 과학기술원과 협력해 향후 5년간 500억원 투자한다. 소상공인이 사업 본질에 집중하도록 '소상공인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지난 1년 반 동안 그룹 지배구조를 속도감 있게 개편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를 동시에 진행해 미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재무 구조를 마련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부터는 AI와 카카오톡을 결합해 또 한번의 일상 혁신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