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추석연휴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 급증…품목 확대 필요성 대두

편의점 내 진열된 안전상비의약품 〈사진제공=GS25〉
편의점 내 진열된 안전상비의약품 〈사진제공=GS25〉

최장기간 추석 연휴를 보내면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이하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 필요성이 다시 대두됐다. 연휴 기간 편의점이 긴급 의약품 구매처 역할을 했음에도 판매 가능 품목은 해열제와 소화제 등 4개군으로 제한돼, 지사제·화상연고 등으로 품목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년간 멈쳐 있던 품목 확대와 관련한 논의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13일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은 추석연휴(10월3일~9일) 기간 안전상비약 매출이 직전월 대비 모두 70% 이상 늘어났다.

GS25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안전상비약은 전월 동요일 대비(9월5일~11일) 83.5%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대부분의 약국이 문을 닫았던 추석 당일 포함 3일(10월5일~7일) 동안에는 무려 95.5% 신장했다. 같은기간 CU와 세븐일레븐은 연휴 기간 안전상비약 매출도 각각 77%, 70% 늘었다.

지난 3일 개천절부터 한글날인 9일까지 이어지는 긴 추석 연휴 기간 약국들이 문을 닫으면서 편의점이 의약품 구매처로 역할을 한 것이다. 이를 겨냥한 편의점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 GS25는 매년 명절이 되면 안전상비의약품의 경우 점별 보유 물량을 3배~5배 확충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이나 심야에 응급약이 필요한 소비자들은 편의점을 주로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제품은 해열·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파스 등 4개 효능군 11종에 그친다. 더욱이 지난 13년 동안 품목은 한번도 고쳐지지 않았고, 확대 논의 자체도 지난 7년 동안 멈춘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매년 명절 연휴가 되면, 소화제나 해열제를 비롯해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라며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가 허용된 이래로, 화상 연고나 지사제 등 긴급성을 요하는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답보인 상태가 아쉽다”고 말했다.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큰 상황이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가 전국에 거주하는 만14세~79세 국민 10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제도 개선을 위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편의점 안전상비약의 품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85.4%로 나타났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수많은 조사에서도 증명되듯이 국민의 요구가 있는데도 13년 동안 품목 확대가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복지부가 이제는 위원회를 열어서 빠르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