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10곳 중 8곳이 “재가동 시 재입주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절반 가까이는 남북경제협력이 한국경제 발전과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소기업계는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 법률적 안전장치와 인프라 개선 등 정부의 실질적 지원을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4일 제조 중소기업 500개사(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개 포함)를 대상으로 실시한 '남북경협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200개사가 응답했다.
조사 결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87.2%가 공단의 경제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80%가 재가동 시 재입주 의향을 밝혔다.
재입주를 희망하는 이유로는 △지리적 근접성과 언어·문화 유사성 △저렴한 노동력 확보 △기존 설비 및 네트워크 유지 등이 꼽혔다. 반면 입주의향이 없는 기업들은 △신변 안전보장 곤란(32.7%) △정책 불확실성(31.0%) △국제제재 등 현실적 제약(12.3%)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재가동 시 필요한 정부 지원책으로는 △기업 피해 보상 기준 마련(52.7%), △정치·군사적 리스크 완화(25.5%), △통행·통신·통관제도 개선(9.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에 따르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에도 입주기업 절반(50.9%)은 다른 지역에서 정상운영 중이며, 25.5%는 휴업 상태로 파악됐다.
공단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생산시설·설비 회수 불가'(29.4%), '거래 손실'(25.9%), '매출 감소 등 재무적 피해'(25.3%) 순으로 높았다. 피해액은 '10억~50억 미만'이 47.3%, '50억 이상'이 40%로 나타나, 피해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는 응답 중소기업의 45.5%가 남북경제협력이 한국의 경제발전과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북한의 투자환경 역시 “중국·베트남보다 유리하다”는 응답이 36.0%로 가장 많았다.
남북경협의 주요 장점(복수응답)으로는 △인력 확보 용이성(25.1%) △지리적 접근성(21.0%) △언어·문화 유사성(18.9%) △원자재 확보 용이성(15.6%) 순으로 꼽혔다.
또 남북경협 추진형태로는 △북한 내 접경지역 경제특구(35.0%), △남한기업의 북한 위탁생산(33.5%), △남한 내 접경지역 경제특구(21.0%) △제3국 내 남북 생산기지 공동 운영(6.5%) 순으로 응답했다.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 필요한 정부 조치로는 '특별법 등 법률적 안전장치 마련'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통행·통신·통관 등 인프라 개선'(22.5%), '재산·신체 손해보상 방안'(19.1%), '국제제재 해소 등 외교적 장치'(16.8%)가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정권에 따라 정책이 바뀌지 않도록 일관된 남북경협 추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다수 제시했다. 또 “중단 피해 보상이 선행되어야 재가동 논의가 현실화될 수 있다”, “경협보험의 보장 확대와 장기 대출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남북경협은 중소기업의 제조기반 회복과 한반도 평화경제 실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미국의 고관세 정책과 중국의 저가공세로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에서 남북경협은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