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에 다니면서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어 사이버대 대학원에 등록했어요. 단순 이론 교육이 아니라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질적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온라인 수업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에서의 소통 및 멘토링도 가능해서 사이버대 교육에 만족감이 커요.” (경희사이버대 대학원 재학생)
“온라인 수업은 틀어놓고 딴짓해도 될 정도로 부실하다는 선입견이 있었죠. 서울사이버대 수업은 모두 모듈화돼 있어 학습자가 수업이 요구하는 응답이나 상호작용을 계속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학습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수업은 자동 로그아웃되죠.” (남상규 서울사이버대 전략기획처장)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디지털 교육이 미래 교육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22개 사이버대에는 매년 약 3만 명이 새로 입학한다. 단순한 '비대면 교육기관'이 아니라, AI와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학습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에듀플러스는 한국원격대학협의회의 정책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25년간 축적해 온 사이버대의 교육 혁신 콘텐츠를 분석했다.
사이버대 교육은 온라인에 특화돼 있으면서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방향 이론 강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실시간 소통 방식이 강점으로 꼽힌다.
경희사이버대는 액티브 러닝(Active Learning), PBL(Problem Based Learning)과 같은 문제해결 중심 학습 방식을 개발해 이론 수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공공예술론의 경우 이론강의와 PBL 수업을 병행해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답사, 현장 토론 및 발표 등으로 실습까지 지원한다. 인공지능 비즈니스 활용 수업에서는 AI 콘텐츠를 적용해 직접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사이버대 AI 음악 제작 강의는 '멀티채널 영상' 기술을 적용해 온라인에서도 현장감 있는 시연 환경을 구현했다. 악기별 음원 녹음·연주·프로그램 세팅 화면이 동시에 보이고, 학습자는 클릭 한 번으로 시점을 전환하면서 학습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자체 개발된 '아트테크스튜디오(VX 실감형 영상 제작 시스템)'로, 세계 최초 이러닝(e-learning) 적용 특허를 보유했다.
고려사이버대는 NID(Network Device Interface)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스튜디오를 구축해 줌(ZOOM) 연동으로 교수와 학생 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NDI를 활용해 온오프라인 학생은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교수는 강의를 실시간 소통하며 시연한다. 실시간 강의 후에는 녹화본을 학습 관리 시스템(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으로 탑재해 학생은 반복 청취도 가능하다.
![[에듀플러스]사이버대 25년, 성과는<중>“AI·XR로 무장한 사이버대…비대면 넘어 '실감형 대학'으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0/15/news-p.v1.20251015.ec1f68fdc1094c4087af3bc32df6e7e1_P1.png)
AI·VR(가상현실)·XR 기술 접목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교육과정 변화가 더딘 일반대와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서울사이버대는 멀티 카메라를 도입한 아트테크스튜디오(VX 실감형 영상 콘텐츠 제작시스템)를 구축해 온라인상에서도 마치 현장을 직접 보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한다. 아트테크스튜디오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한꺼번에 스트리밍하며, 학습자는 원하는 각도의 영상을 드래그나 스와이프를 통해 직관적이고 빠르게 전환해 볼 수 있다.
헤어, 코스메틱 관련 콘텐츠는 멀티 카메라로 시연 과정을 촬영해 직접 실습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강의를 전달한다. 서울사이버대가 자체 개발해 세계 최초 이러닝((e-learning)에 적용한 서비스로,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한국열린사이버대는 AI를 활용한 다국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의 학습 지원을 위해 한국어, 영어, 베트남어 등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AI가 한국어 콘텐츠를 다국어로 번역해준다. 건양사이버대는 AI 다국어 챗봇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지원한다. 한국어 정보를 외국어로 자동 번역해 입학, 학사, 취·창업, 학교생활 등의 정보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건양사이버대는 실감형 콘텐츠를 구축해 실제 실습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었다. 소방설비시설 체험 및 심폐소생술 체험을 위해 오프라인 VR 체험 공간을 구축해 실제 환경과 유사한 시뮬레이션을 구현한 것이다. 화재 감지, 심정지 환자 발견, 가슴압박 시행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공하면 학습자는 VR을 통해 실제와 같은 실습을 할 수 있다.

사이버대의 기술 혁신 흐름은 정부 정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교육부가 '2025년 사이버대학 디지털 교육환경 고도화 지원사업'을 통해 5개 사이버대에 대학별로 3억6000만원씩 총 18억원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AI·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사이버대의 교육콘텐츠 제작과 인프라 개선 및 학습자 교육 수요 다변화에 따른 교육과정을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마련됐다.
또한, 학생 맞춤형 XR 콘텐츠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 제작 환경 구축이 추진된다.
사이버대는 기존에 구축해 온 온라인 교육에 더해 코딩실습, 360도 AR·VR·XR 프로그램을 활용한 강좌를 구현한다. 양방향 실습과 평가도구 등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을 위한 소프트웨어(SW)도 활용할 수 있다.
AI·디지털 인프라 구축 과제에서는 △콘텐츠 제작 환경 구축 △콘텐츠 제작을 위한 생성형 AI 활용 △인터랙티브 LMS 기능을 강화하도록 했다. 학생 맞춤 XR 콘텐츠 개발 및 활용 과제에서는 △학습로드맵 설계 및 커리큘럼 개발 △학습자 맞춤형 학습모형 설계 및 개발 △관련 콘텐츠 운영을 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첨단 기술을 접목한 사이버대 교육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권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AI 시대를 맞이해 교육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올해 처음으로 사이버대에 지원하는 사업”이라며 “부족한 인프라 환경에 예산을 투자해 디지털 교육의 고도화를 시키겠다는 취지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다만 예산의 규모가 처음 요구안보다 많이 삭감돼 실질적으로 고도화 인프라를 갖출 수 있는 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디지털 교육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사이버대에 돌아가는 예산의 파이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