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완 감독 데뷔작 '후광',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쾌거

영화 '후광' 도쿄국제영화제 포스터.
영화 '후광' 도쿄국제영화제 포스터.

영화 '후광'(제작: ㈜헬리콘스튜디오, 감독: 노영완, 프로듀서: 김은나)이 오는 27일 개막하는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Tokyo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의 핵심 경쟁 부문인 '아시아의 미래(Asian Future)' 섹션에 공식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쿄국제영화제는 1985년 창설 이래 아시아 영화 네트워크 구축과 신인 발굴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그중 '아시아의 미래' 섹션은 아시아 신인 감독의 세 번째 이하 장편을 경쟁 형식으로 소개하는 부문으로, 올해는 박용재 감독의 '내일의 민재'와 함께 총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이름을 올리며 K-컬처의 저력을 과시했다.



최근 상업영화 중심의 산업 구조를 넘어 창작자 개인의 자율성과 영화적 진정성이 새롭게 조명받는 가운데, 소규모 신인 창작자들이 개인자본으로 완성한 '후광'의 국제 영화제 초청은 한국영화계에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후광'은 택배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청년 '민준'의 '하루'를 따라가며, 현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구조적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 세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거대한 서사 대신, 한 인간의 '하루' 속에 마주하는 작은 사건들이 삶의 균열과 희미한 변화의 징후를 만들어낸다.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는 공식 선정 발표에서 “'후광'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이 영화적 구조로서 탁월하다”고 소개하며 노영완 감독의 섬세한 연출 감각과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노영완 감독은 2016년 36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귀향'의 제작실장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후,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에움길', 남북 합작을 시도한 영화 '소리꾼' 등 역사와 사회의 상처를 다루는 작품에 꾸준히 참여하며 영화 언어를 탐구해왔다.

현장에서 배운 신념을 응축한 그의 첫 연출작 '후광'은 모든 장면을 핸드헬드 롱테이크(one-shot handheld long take)로 촬영해 관객이 청년 '민준'의 삶을 끊김 없이 따라가며 현실의 무게를 생생하게 체감하도록 만든다.

주연 배우 최강현은 787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이번 작품으로 장편 영화에 데뷔했다. 그는 106분의 러닝타임 동안 단 한 순간도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청년 '민준'의 감정과 현실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한, 영화 '친구', '강철비' 등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준 베테랑 배우 이재용이 청년 '민준'의 마음에 새로운 불을 지피는 '점성학자' 역으로 등장해 오랜 연기 내공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후광'은 오는 10월 27일 개막하는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공식 상영은 10월 29일과 31일, 도쿄 긴자에 위치한 토호 시네마즈 샹테(TOHO CINEMAS Chanter)에서 진행되며, 노영완 감독과 최강현 배우가 참석하는 Q&A를 통해 현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