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 국내 도입 과정에서 '게임이용장애'를 분리해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라고 못박은 데 이어, 국가데이터처가 국정감사에서 게임 항목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미뤄둔 채 ICD-11 적용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논란이 일단락됐다.
앞서 2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형준 국가데이터처장을 상대로 “민관협의체가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게임 이용장애를 제외하고 나머지 ICD-11 등재를 먼저 검토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안형준 처장은 “그동안 번역과 매핑, 현장 적용 시험 등은 진행해 왔다”며 “게임 이용장애 건 때문에 전체 실행은 미뤄왔으나, 준비는 다 갖춰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이 “게임 이용장애는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지면 그때 다시 논의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라”고 제안하자, 안 처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사실상 정부 차원에서 '게임 질병코드 등재' 논의를 접고 ICD-11 도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한국은 WHO가 2019년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한 이후, 국내 질병표준분류(KCD) 개정 시 이를 반영할지 여부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15일 서울 성수동 크래프톤 '펍지 성수'에서 열린 'K-게임 현장 간담회'에서 “게임을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해 한국 게임산업이 중국에 추월당했다”며 “게임은 중독물질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업계는 대통령 발언 직후 “게임을 질병이 아닌 문화로 보는 관점이 명확해졌다”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여부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이후 반영한다는 기존 입장과는 큰 변화가 없다”며 입장을 전해왔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