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브랜드들이 팝업스토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7일 팝업 전문 플랫폼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국내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총 2184개로, 이 중 뷰티 카테고리가 14.3%(313건)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9건 대비 97% 늘어난 수치다.
월별로도 1월 29건(12.3%), 3월 46건(13.9%), 5월 50건(21.7%) 등 매달 두 자릿수 비중을 기록했다.
입지 측면에서는 '성수'가 단연 중심지로 떠올랐다. 올해 열린 뷰티 팝업 313개 중 성동구(성수 일대)가 147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어 영등포구(32건), 강남구(22건) 순으로, 백화점 및 복합 쇼핑몰이 밀집한 유통 상권에서도 팝업이 활발히 열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에이피알과 아누아가 꼽힌다. 에이피알은 지난 9월 10일부터 22일까지 올리브영의 '트렌드팟 성수'에서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AGE-R)'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산리오 인기 캐릭터 '마이멜로디'와의 협업을 기념해 포토존과 체험형 게임존을 운영했다.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이 국내 고객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누아는 9일까지 더현대 서울 내 '더현대 프레젠트'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체험 중심 소비'와 '한정판' 문화가 맞물리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팝업을 통해 직접 체험하고 SNS로 공유하려는 소비자층이 늘면서 뷰티 브랜드들이 신제품 론칭이나 협업 제품을 기획된 오프라인 공간에서 선보이는 전략을 강화하는 추세다. 달바, 설화수, 라로슈포제 등은 사전 예약을 통한 피부 진단과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킨케어 체험형 팝업'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정판을 통해 이용자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도 있다. 3CE는 팝업 한정 컬러를, 포멘트는 팝업 한정 향을 선보이는 등 '한정판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 친화적 성격을 띤다. 방한 관광객 증가세에 맞춰 영어·중국어 안내판을 비치하는 곳이 많다는 설명이다.
K뷰티 업계는 팝업스토어가 단순 체험 공간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와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팝업이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확산을 견인할 주요 채널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과의 '실시간 접점'이 되는 무대”라며 “현장에서 제품을 체험한 고객들이 재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면서, 팝업은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