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현대차의 '전장' 동맹이 확대됐다.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에 삼성전기가 인캐빈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외부에 탑재되는 카메라 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또 적용 차종도 늘어나 삼성과 현대차의 전장 협력이 더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출시된 신형 팰리세이드에 인캐빈 카메라 모듈을 양산,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현대차 주력 모델에 인캐빈 카메라를 공급하는 건 팰리세이드가 처음이다.
인캐빈 카메라는 운전자를 모니터링할 때 쓰인다. 운전자 시선, 얼굴 각도, 눈 깜박임 등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졸음운전이나 주의산만을 감지, 안전 운전을 가능토록 하는 기술이다. DMS(Driver Monitoring System)라고도 불리며, 팰리세이드 스티어링휠 위에 탑재됐다. 적외선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삼성전기는 2023년 10월 현대·기아차의 1차 협력사가 됐다. 현대가 필요로 하는 카메라 개발에 참여하고, 중간 과정 없이 직접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다. 이후 양사는 본격적인 공조를 시작했는데, 이번 인캐빈 카메라 공급은 협력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삼성전기가 그간 공급했던 카메라는 주로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용이었다. 자동차 외부에 탑재돼 운전자에게 차량 외부 영상을 보여줘 주차 등 안전운전을 돕는데 활용됐다.
삼성전기는 이번 인캐빈 카메라 수주로 차량 내부까지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협력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인캐빈 카메라는 현재는 운전자의 상태를 살펴 안전운전을 돕는 데 활용되지만 조수석이나 뒷좌석을 살피는 데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동승자나 어린이, 수화물 등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는 차량 내부 카메라 수가 1대 수준이지만 향후 3~5개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차량 내 돌발 상황 대처가 가능해 최근에는 신규 차량에 인캐빈 카메라(DMS) 탑재가 늘어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신차에 DMS 탑재를 의무화할 예정이며, 북미·중국 등에서도 유사한 법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스틱 MRC는 글로벌 DMS 시장이 2024년 27억6000만달러(약 3조9800억원)에서 2030년 50억3000만달러(약 7조2500억원)로 연평균 10.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현대차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충족해 부품을 실제 대량 양산 공급했다는 점에서 기술력과 품질·신뢰성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삼성전기와 현대차 간 협력이 본격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