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美서 ESS 배터리 양산 시작…내년 30GWh로 확장”

삼성SDI가 지난 9월 'RE+ 2025'에서 SBB 신제품 등 차세대 ESS 배터리 라인업을 전시했다. 사진은 삼성SDI 임직원 모델이 SBB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지난 9월 'RE+ 2025'에서 SBB 신제품 등 차세대 ESS 배터리 라인업을 전시했다. 사진은 삼성SDI 임직원 모델이 SBB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대거 전환한다. 전기차 수요는 둔화하는 반면 친환경 발전과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늘어나는 ES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삼성SDI는 이달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에서 ESS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ESS용 리튬인산철(LFP) 라인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내년 말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스텔란티스와 합작 1공장 연간 생산능력(CAPA)이 33GWh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추가 합작을 결정한 2공장은 현재 건설 중이다.

삼성SDI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AI 전력 소비 증가와 친환경 발전 증가로 올해 80GWh 규모에서 2030년 130GWh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ESS 수요는 빠르게 늘어 미국 배터리 생산 계획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김종성 삼성SDI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은 “ESS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특히 중국산 규제 강화와 각형 배터리 선호도 증가로 미국 내 각형 CAPA를 보유한 업체들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내에서 각형 배터리 공급한 유일한 비중국계 업체다.

삼성SDI는 ESS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회사는 이날 3분기 영업손실이 5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전망치(-3392억원)를 크게 밑돈 수치다. 매출은 3조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4분기에도 미국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은 있지만,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과 미국 ESS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