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이티, 국내 배터리 3사 뚫었다…“ESS용 BMS 공급”

신규 건설 중인 디케이티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 디케이티 제공〉
신규 건설 중인 디케이티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 디케이티 제공〉

비에이치 자회사인 디케이티(DKT)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공급처를 배터리 대기업 1곳에서 3개로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리튬인산철(LFP) 신규 모델도 단독 수주해 개발 중에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디케이티는 8월부터 국내 배터리 대기업에 ESS용 BMS 모듈을 공급한 데 이어 다른 국내 배터리 대표 업체 2곳과도 거래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회사는 계약을 이유로 구체적인 고객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신규 거래처는 대기업으로 알려졌다. 현재 납품 일정과 조건 등을 조율하고 있는 상태로 사실상 공급을 확정지었다.

BMS는 배터리 전압과 전류, 온도 등을 실시간 감지·제어하고, 이상이 발생하면 배터리를 보호하는 부품이다. 고출력과 고용량이 요구되는 산업용 ESS는 높은 안정성과 정밀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디케이티는 올해를 BMS 사업 원년으로 삼아 2030년까지 연평균 50% 성장한다는 목표다. ESS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올해 115억달러에서 2030년 243억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북미 지역은 용량 기준 2025년 80GWh에서 2030년 130GWh로 성장이 예상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북미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 용도로 전환하는 중이다.

디케이티는 ESS 시장 성장을 기회 삼는다는 복안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디케이티의 올해 ESS용 BMS 관련 매출은 13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26억원) 대비 약 5배에 달하는 수치다.

디케이티는 배터리 기업 중 한 곳을 대상으로 LFP 배터리에 적용되는 신규 ESS용 BMS 모델도 단독 수주해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형 고객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ESS 시장이 LFP로 전환되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FP 배터리는 리튬인산철을 사용해 니켈, 코발트, 망간을 섞어 만드는 다른 삼원계 배터리보다 안정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해 대용량과 안정성이 중요한 ESS 시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디케이티는 배터리 모듈의 안정적인 전력 제어 기능을 하는 배터리 컨트롤 유닛(BCU)도 개발을 마치고 고객사와 공급시기를 조율 중이다. 현재 베트남에 이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확충하는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 하반기부터 준비, 2027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디케이티는 BMS 사업을 바탕으로 모바일 중심 사업 구조를 탈피한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사용되는 스마트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모듈(SMT)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