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바퀴 돌아도 끊김 없다”…LG유플러스 밀라노 동계올림픽 중계 준비 현장

LG유플러스 임직원이 '히트리스 프로텍션'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임직원이 '히트리스 프로텍션'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LG유플러스 방송센터. 센터 안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대형 모니터 50여대에 2000여개 화면이 끊임없이 움직였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방송중계·IPTV 등 유선플랫폼 서비스의 컨트롤타워인 안양사옥에서 밀라노 동계올림픽 방송중계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과 지난해 파리올림픽도 국내 단독 중계에 이어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국제방송중계 서비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밀라노 대회도 국내에 단독으로 중계 회선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밀라노 동계올림픽 중계는 도쿄·파리 대회보다 기술적으로 고도화됐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2만km 구간의 해저케이블을 4원화해 하나의 회선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회선으로 즉시 전환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핵심은 '히트리스 프로텍션' 기술이다. 주 회선과 예비 회선이 동시에 신호를 전송하고, 수신 측에서 오류 없는 패킷을 자동으로 선택·조합하는 구조다. 지난 도쿄·파리 대회 당시는 방송 신호만 히트리스 기술을 적용했지만 이번 밀라노 중계엔 방송·영상·인터넷 등 모든 서비스 회선에 히트리스를 확대 적용했다.

이날 진행된 시연에서 히트리스 프로텍션을 적용하지 않은 경우 회선 전환 시 약 5초간 화면이 멈추거나 깜빡였다. 기술을 적용한 화면은 전환 과정에서도 영상이 끊기지 않아, 전환이 있었는지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웠다.

과거 대회에서 얻은 현장 교훈도 이번 중계에 반영한다. 이동일 LG유플러스 책임은 “소치올림픽 당시 현지 정전으로 방송 송출이 끊길 뻔해, 소형 무정전전원장치(UPS)를 긴급 확보해 주요 설비에 투입한 적이 있다”며 “지금은 모든 랙에 UPS를 상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히트리스 외에도 SRT(Secure Reliable Transport) 프로토콜과 MNG(Mobile News Gathering) 장비를 결합해 '3중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SRT는 오류 발생 시 자동 재전송으로 품질을 보완하고, MNG는 약 1kg의 휴대형 장비로 현지 이동통신망을 통해 긴급 송출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가 무결점 중계를 실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방송·IPTV·국제회선을 한데 아우르는 통합운영 인프라가 있다. 안양사옥은 24시간 통합관제 체제로 운영되며, 해외·국내 전송망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 감시해 즉각 대응하는 체계를 갖췄다.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도 안양사옥에 전담직원 18명, 밀라노 현지에 6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정하준 LG유플러스 유선플랫폼운영담당은 “국민들이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상을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않도록 최고 품질의 방송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국제 스포츠 이벤트 중계 분야에서 LG유플러스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