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부터 K뷰티까지”…유통업계, APEC 후광 등에 업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코리아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APEC 후광을 활용하려는 유통업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깐부치킨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 당시 먹었던 메뉴를 조합해 'AI 깐부'라는 세트메뉴를 공개했다. 해당 세트는 '바삭한 식스팩'과 '크리스피 순살치킨'에 '치즈스틱'까지 세가지 메뉴로 구성됐다.

깐부치킨은 이번 '치맥 회동'을 계기로 전례없는 대목을 맞고 있다. 주문 급증으로 닭 공급 물량이 부족해지자 14개 직영점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깐부치킨은 이번 주 내로 직영점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K뷰티도 APEC 특수를 적극 활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PEC 기간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해 구매한 제품 목록을 소개하고 있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이 올리브영 경주황남점을 방문해 다양한 K뷰티 제품을 구매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APEC으로 평시 20% 수준이던 경주황남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지난달 29일과 30일 모두 60%를 웃돌았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다저스 가족들의 방문 인증샷에 이어 APEC을 계기로 한 유명 인사들의 방문 인증샷이 이어지면서 올리브영은 대표적인 K뷰티 쇼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유망 K뷰티 브랜드 소개하며 이들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SNS에 올린 한국 화장품 인증사진. 〈사진=레빗 대변인 SNS 갈무리〉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SNS에 올린 한국 화장품 인증사진. 〈사진=레빗 대변인 SNS 갈무리〉

에이피알은 향후 각국 정상 배우자에게 선물로 제공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부스터 프로 일월오봉도 에디션'을 소비자 대상으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레빗 대변인 쇼핑 리스트에 에이피알 제품도 다수 포함돼 주목받기도 했다.

실제 이번 APEC에서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기업들은 APEC을 계기로 장기적인 성장 발판 마련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APEC을 계기로 다시 한번 기술 중심의 K뷰티가 세계인에게 각인된 계기가 됐다고 본다”며 “이런 계기들이 한국 뷰티 브랜드 전반의 인지도와 신뢰도 제고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깐부치킨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관심은 회사로서 행운이지만, 현재 가맹 상담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며 “지금은 단기적인 매출 확대보다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때”라고 설명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