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3 자녀를 둔 A씨는 수능 이후 정시 컨설팅을 받기 위해 사설 컨설팅 업체에 70만 원을 결제했다. “수능을 본 뒤에 컨설팅을 예약하면 이미 늦었다”는 주변 지인들의 조언을 듣고 비싸지만 유명 컨설팅 업체를 찾은 것이다.
수능이 임박하면서 사교육 업체에서 정시 컨설팅 모집을 시작했다. 빠르면 10월초부터 시작된 모집인원은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마감되면 대기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1~2시간 받는 컨설팅 금액이 너무 비싸다”면서도 불안감에 컨설팅 업체를 찾는다고 말한다.
강남에 위치한 B학원은 정시지원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상담 2시간에 60만원으로 컨설팅을 원하는 시간과 강사를 선택하면 매칭해주는 시스템이다. C학원은 1시간 상담에 50만원, D업체는 1시간 상담에 75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컨설팅 시간이나 금액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컨설팅 내용은 비슷하다. 상담 전 지원 학교에 대한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수능 성적표를 제출한다. 강사는 학생의 성적 위치에 따라 현 수준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학교 리스트를 안내해준다.
A씨는 “컨설팅을 받는다고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성적이 애매한 상황에서 전문가 진단을 받으면 명확한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예약했다”며 “학부모도 공부를 많이 하고 간다고 해서 지난해 배치표 등을 미리 보고가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예상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어 고민 중인데 금액에 비해 별로라는 후기도 많아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혹시라도 혼자 준비하다가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봐 불안해 조만간 등록할 생각”이라고 토로했다.
![[에듀플러스]“1시간 사설 정시 진학 상담에 50만원…지자체 컨설팅 내실화 필요해”](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05/news-p.v1.20251105.de4428744a3e4103abbba63f5ef8a687_P1.png)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은 자체 진로진학상담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진학교사, 교육청 소속 진학담당관, 전문상담사가 개인별 맞춤 상담을 진행한다. 지역별 센터에 직접 방문해 대면 상담도 가능하고, 시간이 안 된다면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으로도 상담해준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지자체 컨설팅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수시 진학 컨설팅을 받은 한 학부모는 “어떤 상담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어서 상담을 받는 건데 다 아는 얘기, 일반적인 얘기만 하다보니 상담이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사설 컨설팅을 예약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영 서울시교육연구원 교육과정진로진학부 수석교육연구사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진학 상담 교사의 경력이 3~15년까지 있어 편차는 생길 수 있다”며 “편차를 줄이기 위해 매년 역량 강화 직무연수, 주제별 워크숍 등 상담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담 이후에는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상담사 개인별 피드백도 받고, 이를 반영해 상담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