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팀네이버의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에서 인공지능(AI) 전략의 중심축을 '온서비스 AI'에서 '에이전트 N'으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 걸쳐 AI를 결합한 통합형 '에이전트 N'로 개인과 기업을 아우르는 초개인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히 정보를 탐색하는 수준을 넘어 쇼핑, 로컬, 금융, 비즈니스 등 전 영역에서 AI가 사용자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원하는 행동을 직접 수행하는 '실행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실행형 에이전트 '에이전트N'
'에이전트 N'은 네이버의 축적한 방대한 서비스·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관심사, 행동, 의도를 실시간 파악해 맥락 기반으로 제안하고 실행하는 통합 AI다. 모든 서비스가 하나의 서비스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이 핵심이다. 사용자가 직접 명령을 입력하지 않아도, 지도·캘린더·예약·콘텐츠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가 사용자 탐색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필요할 때 제안하고 실행한다.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용자를 이해하는 AI가 이제는 직접 행동을 제안하고 실행을 지원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 로그를 통합 분석, 사용자 행동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제안을 수행한다. 사용자의 관심사와 패턴을 종합적으로 이해해 '페르소나'를 구축하고, 이에 기반해 가장 적합한 정보와 액션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에이전트 N은 단순히 추천이나 제안을 넘어 실제 행동까지 연결할 수 있는 '실행형 에이전트'를 지향한다. 예컨대 내년 여름 출시 예정인 신규 서비스 'AI 탭'에서 '초보자 러닝코스'를 입력하면 플레이스·카페·블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련 코스와 후기 정보를 보여준다. 러닝 전문 인플루언서를 구독하거나 '체온 유지에 좋은 윈드브레이커' 등 개인화된 상품을 탐색·구매할 수도 있다. 이때 구매 과정에는 '쇼핑 에이전트'가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AI 에이전트 경쟁력의 핵심은 신뢰성 있는 데이터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에이전트가 참조하고 이용하는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메타데이터는 데이터의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설명하는 데이터'다. 단순 크롤링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다. 이를 통해 AI가 참고하는 콘텐츠가 실제 사용자의 경험 기반인지, 혹은 자동 생성된 데이터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네이버는 실구매자·실예약자만 작성 가능한 리뷰, 결제단말기(POS) 시스템과 연동된 실시간 예약 현황, 판매자와 직접 연결된 재고 정보 등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김 COO는 “이 같은 신뢰 자산이야말로 AI 에이전트 시대의 필수 조건”이라면서 “네이버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에이전트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한 확장 AI, 비즈니스·콘텐츠도 품는다
이종민 네이버 광고사업 부문장은 중소상공인을 위한 '비즈니스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매출·고객 데이터 분석부터 마케팅 자동화, 가격 전략 실행까지 지원하는 사업자 전용 에이전트다.
이 부문장은 “비즈니스 에이전트는 똑똑한 비서실장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면서 “AI가 사업자의 현황을 진단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하며 직접 실행까지 돕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네이버 광고 시스템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외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으로 확장해 광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통합형 마케팅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내년에는 유튜브와 버티컬 매체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재후 네이버앱 서비스 부문장은 AI 시대 콘텐츠 경험의 방향성을 '몰입'과 '상상'에 뒀다. 적극적인 소비자로서 사람이 AI와 함께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콘텐츠 소비가 인간의 가장 창의적인 행동이 될 것”이라면서 네이버의 확장 현실(XR)·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초몰입형 경험'을 제시했다.

이 부문장은 네이버가 준비해 온 XR 플랫폼에 대해 언급하며 구글, 삼성과 협업했다고 말했다. 콘텐츠 영역에서는 넥슨, 스포티파이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완전히 몰입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XR 플랫폼을 통한 버추얼 콘서트 등 실시간 양방향 콘텐츠도 선보인다.
한편 네이버는 이번 '단25'에서 AI 성과를 넘어, '에이전트 N'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 서비스 혁신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검색과 쇼핑, 광고, 콘텐츠, 인프라까지 모든 영역을 하나의 AI 생태계로 통합하려는 시도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의 방향이 AI 시대 사용자 경험의 표준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면서 “기술이 사람과 사회에 더 가까이 닿는 '모두를 위한 AI'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