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글로벌 핀테크 IPO시장…대세 변화에 국내 시장도 냉기부나

글로벌 핀테크 기업의 주가가 상장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그간 각광받던 지급결제 기반 핀테크 기업의 수익성에 의구심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는 벤처캐피털(VC) 자금도 지급결제 대신 인공지능(AI) 상거래나 스테이블코인으로 투자처를 돌리는 분위기다. 장기간 증시 입성을 타진하던 국내 핀테크 기업 상장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등 국내 주요 핀테크 기업들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케이뱅크는 1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IPO를 위한 내부 정비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해 발행 예정 주식 수를 대폭 늘렸다. 뱅크샐러드 역시 IPO 사전 작업 일환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최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

인터넷전문은행, 간편송금, 마이데이터 등 각 분야 핀테크 기업에 투자했던 VC 펀드 만기가 속속 도래하면서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두 차례 IPO를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던 케이뱅크는 물론이고 토스와 뱅크샐러드도 지난해 흑자 전환을 계기로 늦어도 내년에는 상장 시장에 진입한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투자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대어급 핀테크 기업 상장이 사실상 내년이 막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위 지금 핀테크로 불리는 기업들은 지급결제 혁신을 기반으로 새 영역을 개척한 사례”라면서 “글로벌 핀테크 트렌드가 이제는 지급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이나 AI커머스 등으로 넘어간 만큼 성장보다는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기”라고 전했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는 이런 추세가 여실히 드러난다. 삼정KPM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결제 분야 투자액은 최근 10년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최근 상장한 결제 기반 핀테크 기업 역시 기대만 못한 주가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스웨덴 후불결제(BNPL) 기반 핀테크 업체 클라르나는 주당 40달러의 공모가로 증시에 입성했지만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달 들어 나스닥에 입성한 핀테크 기업 나반 역시 상장 첫 날 공모가를 20% 밑도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이같은 글로벌 결제 기반 핀테크 기업의 상장 직후 주가 하락이 국내 역시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같은 규제 일변도의 금융당국의 기조에서는 핀테크 기업이 상장 이후에도 수익성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기존의 핀테크 기업에게도 AI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직면한 만큼 핀테크 분야에서도 포트폴리오 재편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자료: 삼정KMPG
자료: 삼정KMPG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