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기도 반도체 산업 지원정책의 최우선 방향을 '생태계 조성'으로 제시하며, 새로 문을 연 '경기도 팹리스 아카데미'를 시스템반도체 설계 인재 양성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지사는 7일 성남 제1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경기도 팹리스 아카데미' 개소식에서 “경기도 산업정책, 특히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특정 기업에 대한 개별 지원이 아니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직접 보조금보다 인프라(기반시설) 확충과 공공 조달, 마케팅 지원을 통해 기업이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최우선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취임 직후 산업협회와 논의 과정에서 팹리스 클러스터 제안을 듣고 즉석에서 수용했는데, 오늘 그 결실을 보게 됐다”며 “경기도 팹리스 아카데미에서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팹리스 아카데미'는 경기도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팹리스산업협회가 공동 추진하는 반도체 설계 전문 교육 플랫폼이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중이 약 70%에 이르고, 인공지능(AI)·자율주행·모빌리티 등 신산업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만성적인 설계 인력 부족을 호소해 온 현실을 반영했다.
총 5억5000만원(경기도 2억원, 대한상공회의소 3억원, 고용노동부 5000만원)이 투입되며, 제1판교 스타트업캠퍼스 3층에 교육 공간을 마련했다. 팹리스 기업 재직자와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무 프로젝트 중심의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즉시 투입 가능한 설계 인력을 키운다는 목표다.
역할 분담도 구체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교육생 모집, 과정 운영, 취업 연계를 맡고, 한국팹리스산업협회는 회원사 수요 기반의 커리큘럼 설계와 전문 강사진 구성을 담당한다. 경기도는 교육 인프라와 공간을 제공하며 운영 전반을 지원한다.
아카데미는 오는 11일부터 팹리스 기업 재직자 90명을 대상으로 한 단기 실무 교육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학사 졸업(예정)자와 재직자 등 350명 규모로 교육 대상을 확대해 도내 팹리스 산업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연 지사는 “판교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반도체·스타트업 생태계를 더욱 촘촘히 구축해 경기도를 팹리스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 정책으로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반도체 생태계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