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질 없는 에너지전환] 서부발전, 석탄화력 폐지 대응 '상생 발전'…지역소멸 극복·경제 활성화 힘써

태안화력 1호기, 올해 말 가동 중지
리스크 최소화·고용 충격 완화 노력
456억 모금…1163개 사업 분배
순환경제 구축·녹색 일자리 창출
'상품권 환급' 전통시장 소비 촉진
디지털 멘토링교육·주거환경 개선

태안화력 폐지 및 대체 계획
태안화력 폐지 및 대체 계획

#정부가 오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최대 61% 감축하는 내용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에 나서면서 석탄화력발전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전환' 논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내년 2월 발표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 같은 정부 기조가 반영되면 석탄화력발전 폐지 시기가 실제로 앞당겨질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을 운영하는 발전공기업과 협력업체, 발전소를 낀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은 정책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발전소 협력업체와 발전소 폐지로 지역 경제가 후퇴할까 경계하는 지자체, 발전소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전환 시계가 빨라질수록 위기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제10·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6년까지 61기 석탄화력발전기 중 28기가 폐지되고 2038년까지 12기가 추가로 폐지된다. 당장 다음 달 한국서부발전의 태안화력발전 1호기 폐지를 시작으로 내년 한국중부발전 보령 5호기, 한국남부발전 하동 1호기, 2027년 서부발전 태안 2호기, 중부발전 보령 6호기 등이 문을 닫는다.

한국서부발전은 18일 충남 태안 본사에서 본사 태안 이전 1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오른쪽 여덟 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한국서부발전은 18일 충남 태안 본사에서 본사 태안 이전 1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오른쪽 여덟 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소외 없는 에너지전환 추진하는 서부발전

이 가운데 가장 먼저 폐지에 들어가는 곳은 서부발전의 태안화력발전 1호기다. 태안화력발전 1호기는 산업화가 한창인 1980년대 중반 당시 향후의 폭발적 전력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건설된 500㎿급 발전기다. 1992년 3월 2호기(500㎿)와 함께 공사에 들어가 1995년 12월 준공됐다. 1호기와 2호기는 역할을 마치고 각각 올해 말, 2027년 4월 폐지된다.

서부발전은 순차적으로 이뤄질 발전소 폐지 과정에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고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태안군, 협력업체와 손을 잡았다. 서부발전은 체계적이고 질서 있는 에너지전환을 위해 지난해 말 발전공기업 최초로 '에너지전환지원단'을 구성한 뒤 정부와 지자체,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용노동부 등과 폐지 대응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태안발전본부에 '에너지전환지원센터'를 마련하고 노동부, 충청남도, 태안군, 상공회의소와 태안화력발전 현장 근로자의 밀착지원을 위한 상담, 교육을 진행 중이다.

서부발전은 올해 4월 에너지전환지원이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에너지전환 소통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에는 국내외 에너지전환 정책과 전환 사례, 지원 활동 내역이 게시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창구가 마련돼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정부와 국제사회는 탈석탄을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필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서부발전은 정부 정책을 앞장서 이행하기 위해 에너지전환 지원책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근로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9월 23일 태안군 오일장을 찾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지역특산품 소비 활성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은 소비 촉진환급행사를 지원하는 서부발전 직원들의 모습. 사진 출처 : 한국서부발전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9월 23일 태안군 오일장을 찾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지역특산품 소비 활성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은 소비 촉진환급행사를 지원하는 서부발전 직원들의 모습. 사진 출처 : 한국서부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으로 석탄화력 폐지 영향 최소화

본사 태안 이전 10년을 맞은 서부발전은 '지속가능한 상생'이라는 전략적 틀 아래 석탄화력 폐지에 대비한 지역 상권 활성화,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의료·주거·돌봄 환경 개선을 통한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2020년 이후 6년 동안 회사가 조성한 기부금은 456억6000만원에 달하며 이는 1163개 사업에 분배돼 지역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 8월부터 폐건전지와 페트병 회수·재활용 사업을 통해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하고 이와 연계된 '시니어 녹색일자리 창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고령층 137명에게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했다.

아울러 서부발전은 올해 9월까지 두 달 동안 지역 소상공인의 제품을 구매해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기부사업과 전통시장 소비 촉진을 위한 상품권 환급행사를 각각 진행했다. 참여한 태안군민이 3570명에 달할 만큼 두 사업은 소상공인과 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해당 사업은 공기업과 지역기업, 소상공인, 주민이 합작한 대표적 상생협력 성과다. 지난달에는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나눔캠페인'에 기부금 3000만원을 출연하는 등 지역복지 재원 확충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을 통해 태안군의 인구 유지와 활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디지털 멘토링교육과 에너지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건강돌봄사업 등 교육부터 창업, 농어업, 환경, 의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청년이 돌아오는 지역, 노인이 행복한 지역,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기반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앞으로도 본사가 위치한 태안군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바탕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는 태안군의 지역소멸 위기를 완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