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콘텐츠 산업이 지난해 4분기에도 기업 수와 종사자 규모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산업 구조 편중과 지역별 격차가 여전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통계청 기업통계등록부 자료를 기반으로 발표한 '2024년 4분기 콘텐츠 산업 기업 동향'에 따르면, 콘텐츠 산업 기업 수는 9만7098개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종사자 수는 147만2808명으로 2.6% 늘었다. 기업·고용 양 측면에서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는 장르별 특성 차이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 기록한 안정적 성장 흐름으로 평가된다.
업종별로는 산업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다. 기업 수 기준으로 음악(32.4%)과 출판(30.2%)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저변을 구성했고, 만화·영화·광고 등 주요 장르에서도 일정 비중이 유지됐다. 반면 종사자 기준으로는 방송 산업이 31.8%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하며 고용 구조에서 독보적 비중을 나타냈다. 뒤이어 지식정보(19.8%), 출판(19.6%), 음악(17.9%) 순으로 조사됐다. 업종별 기업 수와 종사자 수 비중의 차이는 산업별 고용 집약도와 시장 구조의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분포에서는 수도권 집중도가 더욱 뚜렷했다. 전체 기업의 78.6%, 종사자의 79.9%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기준으로 서울 50.3%, 경기 24.8%, 인천 3.5%였으며, 종사자 역시 서울 59.1%, 경기 18.7%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기업·인력 모두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는 지역 간 콘텐츠 산업 생태계의 성장 속도 격차를 의미하며, 비수도권 지역의 산업 기반 확충은 여전히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고용 형태별로는 안정적 일자리 증가가 눈에 띈다. 상용직은 107만1666명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해 전체 고용을 견인했으며, 임시·일용직은 40만1142명으로 0.3% 증가에 그쳤다. 상용직 증가 폭이 더 큰 만큼, 디지털 기반 산업 구조 확산과 함께 장기 고용 중심의 인력 구조가 강화되는 모습도 확인된다.
기업 수와 종사자 수가 모두 늘며 산업 규모는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업종·지역별 편중이 심화되는 만큼 균형 있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향후 정책과제로 지적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