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벌더니 거만해졌어”... 北, 사업가 부부 공개처형

50대 부부, 200여명 주민 앞에서 총살

지난 2022년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유포한 혐의로 노동형을 선고받은 북한 10대 소년.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BBC캡처/샌드연구소
지난 2022년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유포한 혐의로 노동형을 선고받은 북한 10대 소년.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BBC캡처/샌드연구소

북한이 성공한 사업가 부부를 “오만해졌다” 등 이유로 공개 처형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다.

1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데일리NK 등에 따르면 북한 내부 소식통은 “200명이 넘는 주민들 앞에서 자전거 사업으로 성공한 50대 부부가 공개 처형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부부는 평양 사동구역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에 정식 등록한 뒤 전기자전거, 전동 오토바이 부품, 일반 자전거 판매·수리·대여 사업을 운영하며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부부는 이른바 '큰손'으로 불리며 평양 최대 도매시장인 송신장마당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선 오만한 태도와 도매 가격 강매, 저품질로 인한 반감이 있다고 한다.

당국은 지난 8월 부부를 체포한 뒤 보위부와 안전부의 합동신문을 통해 9월 초 사형을 확정했다. 여기에는 외화를 불법 유통하고, 반공화국 선전문을 퍼뜨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행위도 적용됐다. 관련인 20명에게는 추방 또는 재교육형을 판결했다.

당국은 '경제질서 혼란 차단과 주민 사상 교양을 위한 본보기'로 공개 처형을 결정했다. 소식통은 “(공개 처형 이후) 장사하던 사람들 모두 '우리도 언제든 걸릴 수 있다'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공개처형 이후 공포 분위기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처형 이후 며칠 동안 장마당 거래가 크게 줄고 처형당한 부부와 같은 배터리 등 사업 거래가 상당 수준 위축됐다고 한다.

공개 처형은 평양 미림 지역의 한 야외 공간에서 총살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200명의 주민이 모였다. 당국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부모가 데려온 아이, 길을 지나던 중학생들까지 이 모습을 지켜보도록 방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이번 사건은 단순히 '경제질서 교란' 행위를 처벌한 게 아니다”라면서 “주민들, 특히 청년층에게 '국가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처벌할 수 있다'는 공포를 심어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