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 승용차가 한국에 공식 진출한 지 30년 만에 연간 판매 30만대 시대를 연다. 시장점유율 역시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전자신문이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업체별 판매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까지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24만9412대다. 역대 10월 누적 기준 최대로, 종전 최대인 2023년 10월 기준 23만3432대를 1만5980대 앞선 수치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수입 승용차 판매는 첫 3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해마다 11월과12월은 신년을 앞두고 재고 할인 등 구매 혜택이 커지면서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는 연중 최대 성수기다.
외국 브랜드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해 직판 사업을 개시한 1995년 연간 판매량이 6921대 수준이었던 수입 승용차는 지난해 26만3288대로 38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5% 성장했다. 국내에 판매하는 수입차 브랜드도 15개에서 30개로 두 배 늘었다. 판매 차종은 100여개에서 5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수입차 점유율도 올해 처음 20%대에 진입했다. 올해 10월까지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승용차 누적 판매 대수는 125만1557대로, 수입차 비중이 20%에 달했다. 판매 상승세를 고려하면 연간 수입차 점유율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연간 30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20% 달성은 과거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수입차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수입차 시장 규모가 늘어난 것은 전기차와 고급차 영향이 크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한 전기차부터 1억원대 이상 고급차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한국에서 성과를 냈다. 테슬라와 폴스타 등 전기차 브랜드가 호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BYD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신규 수요를 창출했다. 포르쉐와 랜드로버 등 고가 브랜드도 약진했다.
KAIDA 관계자는 “수입차는 자동차 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며 소비자에게 다양하고 차별화된 선택지를 제공해 왔다”며 “30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을 구성하는 중요한 한 축으로 공고히 자리한 만큼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 성장과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