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올해 기술성장특례를 통한 상장 기업은 35개 내외로 예상되며 지난해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기술특례 심사를 신청한 기업의 상장 성공률이 51.3%에 그치면서, 절반 가까운 기업이 미승인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심사 기준 강화로 스타트업·벤처기업의 상장 기회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는 27일 서울 마포 DMC타워에서 '2025 스케일업 TIPS 기술특례상장 세미나'를 개최하고 기술특례 상장 동향과 IPO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첫번째 발표에 나선 변성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팀장은 “올해 기술특례 상장은 35개 수준으로 거의 확정됐고, 작년 42개에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력만 뛰어난 기업이 아니라 시장성·수익성·상장 이후 지속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팀장은 코스닥 시장의 현재 위치에 대해 “지수 상승은 아쉽지만 상장사 수와 시총 확대 속에서 개인투자자 참여와 혁신기업 성장률은 여전히 의미가 크다”며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사 중 5곳이 기술성장특례 상장 기업이라는 점은 기술특례 제도의 성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실무 관점의 조언도 이어졌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성길 전문위원은 “IPO 시장에 '많이 상장시키는 것'보다 '정말 매력적이고 준비된 기업만 상장시키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그 결과 기술특례든 일반상장이든 승인율이 낮아지고, 심사 강도가 세졌다는 것이 현장의 체감”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기술특례 심사를 신청한 기업 가운데 상장 성공률은 51.3%에 그치고 있다.
이 전문위원은 “기술특례는 원래 바이오·딥테크 기업의 장기 개발 리스크를 흡수하기 위한 제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명확한 사업모델·수익 구조·차별화 기술의 근거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시술 심사 과정에서 단순히 기술 설명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진입 전략과 경쟁 기술 대비 우위성을 스토리로 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넥스게이트 변정훈 대표, NH투자증권 한지욱 이사가 기술특혜상장 동향 및 생존 전략, 기술성 평가 준비 과정 등을 공유했고, 초격차 1호 기술특례상장사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홍진만 상무가 상장 성공 스토리를 공유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심사 강화가 혁신기업 상장 문을 좁히고 자본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과 코스피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구조에서, 코스닥만 규제를 강화하는 구조면 혁신 생태계가 위축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주원 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장은 “기술특례상장은 지난 몇 년간 혁신기업의 코스닥 진입 핵심 통로였지만 최근 실적 부진과 투자자 보호 요구가 함께 커지고 있다”며 “문턱이 높아졌지만 철저히 준비한 기업에게는 오히려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