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첫 AI 신약개발 플랫폼 '메디엑스' 오픈...항암신약 개발 가속

LG화학이 첫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을 가동, 항암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이르면 2028년 첫 항암 신약 출시라는 목표를 자체 개발 AI 플랫폼 확보로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AI 신약개발 통합 플랫폼 '메디엑스' 가동을 시작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 내 연구개발 전체 조직을 대상으로 정식 오픈, 초기 후보물질 도출 영역을 중심으로 활용을 시작했다.

메디엑스는 연구팀 단위로 분산 운영·관리하던 데이터를 한 곳에 통합한 플랫폼에 기반한다. 다양한 데이터를 한데 모은 뒤 신약 개발에 필요한 AI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를 활용해 개발·적용했다.

LG화학 연구원이 신약 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LG화학 연구원이 신약 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합성신약·바이오신약 후보군 물질 설계와 실시간 예측에 활용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후보물질 설계와 예측·검증 단계가 분리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번 플랫폼 가동에 따라 후보물질 설계와 타깃 반응 예측이 동시에 이뤄져 연구 소요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간과 비용 제약으로 제한된 범위의 후보물질만 검토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후보물질을 광범위하고 신속하게 탐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추후 전임상, 임상시험 설계까지 활용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메디엑스를 항암 신약 개발에 우선 적용한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는 신장암 3차 치료제로 쓰이는 '포티브다'와 미국 임상3상 중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음성 두경부암 치료제 '파이클라투주맙', 미국 임상1상 중인 면역항암 후보물질 'LB-LR110' 등이다. 이르면 2028년 첫 항암 신약 출시가 목표다.

이번에 개발한 메디엑스는 임상시험 설계 등 신약개발 과정을 원할히 하는 동시에 후보물질 도출 등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약개발 과정에서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이나 AI 전문기업 갤럭스 등 외부 기술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플랫폼을 접목하면서 기술내재화까지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에 오픈한 플랫폼을 활용해 합성 혹은 바이오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넓혀갈 것”이라며 “연구 데이터와 AI모델을 활용한 실시간 예측 시스템 구축을 통해 신약R&D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