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4차회의도 소모전만 하는 빈수레될까
새벽배송 금지 반대 여론만 더 커져
대화 마련한 여당이 적극적인 중재 나서야

새벽배송 금지 논란을 불러일으킨 택배 사회적 대화가 세번째 회의마저 맹탕으로 끝나면서 한 달째 공회전만 하고 있다. 새벽배송 시스템을 바꾸라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수용할 수 없다는 쿠팡(CLS) 간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새벽배송 금지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중재자인 여당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가운데 사회적 대화는 해를 넘긴 장기전으로 번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3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전 1·2차 회의와 동일하게 국토교통부, 택배업계, 노동계가 그대로 참여했다.
약 2시간 남짓 이어진 3차 회의는 지난 2021년 제정한 택배 사회적 합의에 대한 각 사 이행 점검 시간이 주를 이뤘다. CJ대한통운, 한진 등이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4년 전 합의 기구에 불참했던 쿠팡은 이행 계획을 새롭게 제출하기로 했다.
논란을 일으킨 새벽배송 의제는 3차 회의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가 의뢰한 '심야시간대 연속 근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 용역 결과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해당 용역은 내달 말 중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차 회의는 '맹탕'에 그쳤다. 한 달전 1차 회의에서 민주노총이 '0~5시 심야시간대 배송 금지'를 제안한 이후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반대 여론을 의식한 숨고르기라는 시선이 나온다. 출범 당시만 해도 사회적 대화를 출범시킨 여당이 노동계 의견을 보다 비중있게 반영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반발 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점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새벽배송 금지 반대 여론은 거센 상황이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오른 '새벽배송 금지 및 제한 반대에 관한 청원'은 동의 수가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소상공인 단체와 소비자 단체 등도 줄줄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며 쿠팡 직고용 배송 기사 노조 '쿠팡노조' 등 현장 종사자마저 반대하고 있다.
새벽배송 금지가 산업 흐름에 역행한다는 학계 지적도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한국SCM학회에 의뢰한 '해외 e커머스 사업 및 규제 동향 분석'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e커머스 기업들은 당일배송 또는 야간·새벽 배송 등의 초고속 배송 경쟁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은 여전히 '새벽배송 금지'를, 쿠팡은 '배송 시스템 변화 불가'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주 7일 배송, 택배 수수료 등 산적한 의제들은 아직 논의를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다. 약 7개월이 소요됐던 2021년 사회적 합의에 준하는 장기전 양상이 예상된다.
4차 회의는 12월 19일에 열린다. 고용노동부 연구 용역 중간 보고가 내달 말에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4차 회의 또한 아무런 진전 없는 '빈 수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소모적인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테이블을 차린 여당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단순 사용자-노동자 대치 구도가 아니라 택배업계와 노동계 내부에서도 각각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논의 주체마다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장기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