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인천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이자 지속가능한 글로벌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저출생 대응과 민생경제, 기후위기 대응을 동시에 밀어붙여 왔다.
인천시는 최근 출생아 수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했고, 도시 브랜드평판 조사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5 세계 도시의 날' 기념식에서는 전 세계 85개 도시 가운데 국내 최초로 'UN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도시상'을 수상하며 도시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신혼부부 임대주택 '천원주택'과 소상공인 물류비를 낮춘 '천원택배'를 비롯한 이른바 '천원 시리즈'는 시민 체감도가 높은 생활밀착형 민생정책으로 꼽힌다.
유 시장은 “작은 천원에서 시작된 변화가 인천의 미래를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시장에게 인천의 저출생 극복 전략과 천원 시리즈의 성과, 향후 도시 비전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직 인천, 오직 시민, 오직 미래'라는 시정 철학을 중심에 두고 시정을 운영해 왔다. 시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인천의 미래가 더 단단해질 수 있도록 일정 하나하나를 꽉 채워왔다.
그 결과 인천은 출생률이 전국 1위를 기록했고, 대한민국 도시 브랜드평판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승격도 매우 뜻깊다.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을 딛고 단 1년 만에 K리그2 우승과 함께 다시 1부 리그로 올라섰다. 서포터즈와 구단, 300만 시민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서 더 감동적이고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다.
올해 이 상에는 전 세계 85개 도시가 참여해 역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 가운데 인천이 대한민국 지방정부로는 처음 수상 도시로 선정됐다. 인천의 혁신성과 포용성,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이 상은 유엔해비타트(UN-Habitat)와 중국 상하이시가 공동 제정해 경제 성장, 환경, 기후·지속가능성을 조화롭게 실현한 도시를 선정하는 상이다.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 정책 모델을 세계에 확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인천은 경제 성장과 기후 회복력을 함께 추구하는 '글로벌 톱텐시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평가를 받았다. 저출산 대응 정책인 '아이플러스(i+) 1억드림'과 주거 복지 모델인 '천원주택', 녹색기후기금(GCF) 유치를 기반으로 한 '2045 탄소중립' 선언 등이 대표 사례로 높게 평가됐다.
단기 성과가 아니라, 아이와 청년, 기후와 미래세대까지 함께 고려하는 도시 전략이라는 점이 인정을 받은 부분이라고 본다.

인천의 2025년 1∼8월 출생아 수 증가율은 10.8%로, 전국 평균 6.8%를 크게 웃돌고 있다. 서울(9.3%), 대구(8.8%), 충북(8.5%), 경기(7.6%) 등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출생아 수 증가율은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반등했고, 같은 해 6월 이후 꾸준히 전국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흐름은 인구 유입과 더불어 인천이 추진해 온 저출생 대응 정책, 특히 '아이플러스(i+) 드림'의 종합 패키지 효과라고 보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미래의 기대와 희망을 인천에서 찾을 수 있다'고 느끼도록, 결혼부터 출산·육아까지 모든 과정에서 끊김 없이 지원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아이플러스(i+) 드림은 6개 정책으로 구성된다.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만 18세까지 양육비 1억원을 지원하는 '1억드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과 내 집 마련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집드림', 미혼 남녀 만남부터 예비부부 실속형 결혼 준비를 돕는 '이어드림·맺어드림', '1040천사 돌봄'과 확장형 시간제 보육, 틈새·온밥 돌봄 등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는 '길러드림', 출산·육아 가정의 대중교통비를 첫째 50%, 다자녀 70%까지 환급하는 '차비드림'이 그것이다.
이처럼 결혼·출산·육아 전 과정을 한 번에 보는 정책이 인천으로의 인구 유입을 늘리고, 실제 출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천원주택'은 하루 1000원, 월 3만원 임대료로 신혼부부와 예비부부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출산과 주거 부담을 동시에 줄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매입임대의 경우 500호 공급에 7.36대 1의 경쟁률이 몰렸다. 10월 말 기준으로 481호, 비율로는 96.2%가 계약과 입주를 마쳤다. 전세임대는 500호 가운데 249호가 계약을 완료해 절반 가까이가 채워졌다.
인천시는 2026년에 매입·전세임대 물량을 합쳐 1000호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인천에서 처음 시작된 천원주택 모델은 이미 여러 지방정부가 벤치마킹하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예비)신혼부부의 출산과 주거 문제를 함께 풀어주는 모델인 만큼, 앞으로는 국가 정책 차원으로 확대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천원택배'는 인천형 민생경제 정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인천지하철 1·2호선 역사에 집화센터를 설치하고, 소상공인이 물건을 직접 가져오면 일반배송 기준 건당 1000원에 택배를 보낼 수 있게 한 사업이다.
시장 평균 택배비가 350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약 71%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당일배송도 통상 4400원 정도지만, 천원택배를 이용하면 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인천시는 시 지원금을 건당 1000원에서 1500원으로 늘려 소상공인 부담을 한 번 더 줄였다.
도입 1년 만에 계약업체는 7400곳을 넘어섰고, 누적 배송 물량도 100만 건을 돌파했다. 참여 업체의 매출은 평균 1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는 인천지하철 1·2호선 30개 역에서 집화센터를 운영했고, 2025년 10월 이후에는 60개 전 역사로 확대해 접근성을 높였다.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동시에 물류 경쟁력을 키운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작은 '천원'이지만, 시민 일상에서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정책의 효과는 시민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천원 시리즈의 핵심이다. 2026년에는 문화·여가·복지 영역까지 천원 정책을 넓힐 계획이다.
'천원 문화티켓'은 누구나 1000원으로 공연·전시를 즐길 수 있는 정책이다. 2025년 10월 한시 운영 때 예매율 92.6%, 참여율 95.5%를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컸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는 5월 가정의 달과 10월 시민의 날에 맞춰 정례 운영해 보편적 문화복지를 실현하고자 한다.
'천원 캠핑(토요캠핑데이)'은 인천대공원, 솔찬공원, 영종씨사이드파크, 청라해변공원 등 주요 캠핑장 사이트의 5∼10%를 '천원 캠핑존'으로 지정해, 연중 매주 토요일 1박 기준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도심 근교에서 가족들이 부담 없이 야영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이 목표다.
'천원 세탁소'는 관내 5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작업복을 수거·특수세탁·배송까지 연계해 주는 서비스다. 춘하·추복 작업복은 벌당 1000원, 동복은 2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해 작업환경 개선과 근로자 복지를 함께 챙기려는 취지다.
청년·신혼부부·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천원 복(福)세비'는 임차보증금 1억원 이하 주택을 계약할 때 주택 중개보수를 최대 30만원 이내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연간 1000가구를 대상으로 복비 부담을 덜어 주거 이동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동·청소년 심리지원을 위한 '천원 아이(i) 첫상담'은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의 초기 상담료를 최대 3만9000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부모가 경제적 부담 없이 전문 상담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