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파이 장비 강자' 두민, 내년 1000억·IPO 도전

두민 본사 전경 (두민 제공)
두민 본사 전경 (두민 제공)

원통형 배터리 조립장비 업체인 두민이 내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테슬라, BMW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차세대 46파이(지름 46㎜) 배터리 시장 공략을 통해서다.

김재영 두민 대표는 전자신문과 만나 “전 세계에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조립공정 전체를 턴키(일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드물다”며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년 1000억원대 매출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0년 설립된 두민은 원통형 배터리 조립 공정에 필요한 설비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전극조립, 캔·기구물 조립·용접, 전해액 주입, 기계적 밀봉, 세정 등 조립 전 과정을 하나의 라인으로 구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두민의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제조 설비 (두민 제공)
두민의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제조 설비 (두민 제공)

두민은 일찌감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 생산장비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 국내 최초로 글로벌 전기차 업체 T사 공식 파트너로 선정돼 4680 배터리 조립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 해외 배터리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4680은 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지름 21㎜·높이 70㎜) 제품 대비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이상 높다. 배터리 구조와 생산 공정도 크게 달라졌다. 상단에만 캡을 용접하던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달리 상·하단에 부품 제조 공정이 추가됐고, 탭리스(Tabless) 구조 도입으로 레이저 용접 난이도도 높아졌다.

두민은 양·음극 젤리롤 표면을 레이저로 용접하는 '디스크 웰딩'을 비롯한 핵심 공정을 모두 내재화했다. 80·95·120㎜ 등 다양한 셀 높이에 대응해 설비 유연성도 확보했다. 특히 4680 배터리를 1분에 최대 350개 생산할 수 있는 350PPM의 고속 공정을 구현해 생산성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확보했다.

김재영 두민 대표 (두민 제공)
김재영 두민 대표 (두민 제공)

김 대표는 “18650이나 2170 시장은 이미 표준화돼 경쟁이 치열하지만 4680은 이제 막 도입되는 차세대 규격으로 기술 장벽이 높아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객사가 요청한 분당 최고 생산량과 98.5% 이상의 설비종합효율(OEE)을 달성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내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기차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그간 지연됐던 46파이 생산 프로젝트들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회사도 더 큰 기회를 잡을 것이란 기대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에 46파이 배터리를 최초 적용했으며, BMW는 최근 선보인 '뉴 ix3'에 이 규격을 도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리비안 등도 46파이 기반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용으로 46파이 배터리 활용처가 확대될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