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연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반도체 장비 제조사를 택했다. 인공지능(AI) 및 소재·부품·장비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기 위한 상징적 행보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행내 AI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출범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3일 황 행장이 경기 평택 소재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인 원익IPS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원익IPS는 플라즈마 증착장비(PE-CVD) 등 반도체 미세공정의 핵심장비를 주문생산 방식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주요 거래처로 삼고 있다.
이날 현장 방문은 '첨단전략산업 우대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인공지능(AI)의 핵심인 반도체 및 미래핵심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전 행보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8조원 규모로 지원 중인 이 프로그램을 내년에는 8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실질적인 AI 산업육성은 위한 전담 조직도 행내 출범했다. 주요 경영진들이 참여하는 'AI 산업 육성 특별위원회'를 통해 △AI 산업에 대한 큰 폭의 금융우대 △스타트업 투자 확대 △중소·중견기업 AI 전환 컨설팅 제공 등 전략적 금융지원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황 행장은 “AI가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이 AI·반도체 산업 생태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첫걸음”이라면서 “수은은 AI 산업을 우리 경제의 핵심 미래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AI 밸류체인의 국내기술화(Full-stack AI)를 위한 전략적인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AI 기업 중 4%에 불과한 수출기업의 비중 확대를 위한 수요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이 첨단전략산업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