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한 가정집 지하실에 250kg에 달하는 거대한 흑곰이 침입한 사연이 화제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알타데나에 거주하는 켄 존슨(63) 씨는 지난주 '새로운 룸메이트'를 얻었다며 영상을 온라인에 공유했다.
존슨 씨는 지난 6월 자신의 집 아랫부분이 손상된 것을 발견했다. 벽돌과 크롤 스페이스(낮은 지하 공동) 출입문 프레임이 뜯겨진 것이다. 그는 범인을 밝히기 위해 보안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이후에는 별다른 용의자의 모습이 촬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시각으로 지난달 25일 오전 7시, 존슨 씨는 습관처럼 영상을 돌려보다 범인의 정체를 확인했다. 바로 550파운드(약 249kg)에 달하는 거대한 흑곰이었다.
알타데나는 LA 북동쪽의 산기슭 지역이다. 알타데나는 지난 1월 발생한 이튼 화재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역이기도 한데, 당시 국유림이 파괴되고 야생동물에 대한 먹이 공급까지 중단돼 많은 동물이 서식지를 잃었다.


존슨 씨의 집도 이 여파로 곰의 피난처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엄청나게 컸다. 키가 탁자만 하고, 집 앞 쓰레기통보다도 더 커보였다. 너무 불안하다”고 전했다.
큰 곰은 마취조차 어려워 포획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 1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캘리포니아 야생동물국 직원들은 덫을 설치해 곰을 국유림으로 겨우 옮길 수 있었다.
존슨 씨 지하의 곰은 이후 여러번 집을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후 온갖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카메라 배터리를 교체하는 동안에는 곰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 지역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경찰이 주 정부에 신고하라고 해서 '재산 피해'로 신고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 사연이 화제가 되자 캘리포니아 야생동물국은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다른 두 건의 곰 사건을 조사 중이라 대응이 늦었다”며 “다만 영상 속 곰의 귀에는 노란색 꼬리표가 붙어 있다. 해당 곰이 주 관할임을 나타내는 표시다. 이 때문에 경찰이 주 정부에 신고하라고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씨 집 지하에는 여전히 곰이 있다. 그는 정부가 대응하지 않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다며 “빵을 여러개 사서 길가부터 굴까지 늘어 놓고, 곰이 나가면 지하에 모래 주머니와 후추 스프레이를 뿌려서 곰이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