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과기계 기관장 공백 언제까지

김영준 전국부 기자
김영준 전국부 기자

단순히 '문제다'라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지연되는 기관장 선임, 이에 갈피를 못 잡는 과학기술 연구기관 얘기다.

가장 심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경우 지난해 4월 이진용 원장의 임기가 끝났다. 후임자 인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직자 임기가 자동 연장되는 탓에 물리적 '공석'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관 운영이 원활한 것도 아니다.사실상 1년 8개월째 한의학연의 제대로 된 리더십이 확립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전임 노도영 원장이 후임자를 보지 못하고 본 소속인 광주과학기술원(GIST)으로 돌아갔다. 1년 간 후임 인선을 기다렸으나 끝내 정부의 답이 없었고, 때마침 교수직 휴직 연한을 다 채운 노 원장은 학교로 돌아갔다.

이밖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뇌연구원 등의 기관장 임기가 이미 만료됐다. 앞으로 만료를 맞을 기관장들도 여럿이다.

과기 출연연 원장 선임 지연을 막고자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절차에 착수하도록 한 법도 지난 1월 국회를 통화했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

돌이켜보면 과기계 인선이 제 때 이뤄진 일은 떠올리기 어렵다. 이에 관련 기사를 많이 써 비판했는데, 장장 1년 8개월에 걸친 지연이라는 지금의 상황은 오랜 기간 과기 현장을 지켜봐 온 기자로서도 너무나 생경하다.

그나마 이달 말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회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해당 이사회에서 한의학연 원장 선임 관련 안건이 회의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한편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곧 새해다. 과기계, 과기 출연연은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 및 조직의 변화 등 올해와는 다른 내년을 맡게 된다. 부디, 리더십 부재가 이런 변화 대응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