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100대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곳이 38곳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조차도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53~61% 달성은 공염불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게임체인저가 될 기후테크 상용화가 시급하다.
전자신문이 SDX재단과 공동으로 코스피 100대 기업이 공시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38개사만 탄소배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영업상황이 좋지 않았던 곳을 제외하고, 매출 증가와 탄소감축을 동시에 이룬 곳은 21개사에 불과했다.
탄소감축과 매출확대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룬 21개사 중 탄소배출 감축량이 가장 큰 곳은 전년대비 78만2000톤을 줄인 CJ제일제당이다. 뒤이어 현대글로비스(-43만5268톤), 현대차(-17만7942톤), 현대건설(-11만2693톤)도 10만톤 이상 감축을 했다. 감축율이 가장 큰 곳은 현대건설(-31.01%)이었다. CJ제일제당(-23.08%), LS일렉트릭(-11.95%), 현대글로비스(-11.06%) 등도 두 자릿수 감축에 성공했다.
엔씨소프트는 탄소 배출량을 11.92% 줄였지만 매출 확대에는 실패했다. 삼성SDI(-11.44%), 한국가스공사(-11.31%), 포스코홀딩스(-1.36%), 현대제철(-1.54%) 등 16개사 또한 탄소 감축만 성공했다.
전체적으로 코스피 100대 기업의 지난해 탄소배출 총량은 2억4911만296톤을 기록, 전년대비 1.18%(289만3084톤) 증가했다. 증가폭은 전년대비 1.24%포인트(P) 줄었지만, 매출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늘어나 마이너스 전환엔 실패했다. 실제 작년 코스피 100대 기업의 총 매출은 2223조2395억원으로 전년보다 7.57%(156조5001억원) 증가해, 탄소배출량 증가폭보다 6.39%P 많았다.
김준범 SDX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철강·시멘트 등 탄소집약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솔선수범해 탈탄소 기술 개발에 전폭 투자해야 한다”면서 “기후테크 시장을 선점해 대기업부터 중소벤처기업까지 녹색 산업 생택켸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