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한 10대 소년이 병원 진단에 의문을 품고 챗GPT에 증상을 입력한 덕분에 자신의 희귀 질환을 조기 발견해 목숨을 건진 사연이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카흘란 일스(17)는 감기 후유증이 계속되며 극심한 피로를 느껴 동네 병원을 찾았다. 그는 발이 파랗게 변하고 근육 힘이 빠지며 움직임이 둔해지는 증상까지 나타나 불안을 느꼈다.
하지만 담당 의사는 혈액순환 장애의 하나인 레이노 증후군으로 진단하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장갑을 착용하라고만 조언했다. 진단이 석연치 않았던 칼란은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챗GPT에 증상을 입력했다.

AI가 제시한 진단은 놀랍게도 길랭-바레 증후군(GBS)이었다. GBS는 면역체계가 말초 신경을 공격해 점차 마비가 진행되며 심할 경우 호흡 곤란으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희귀 질환이다.
칼란은 즉시 어머니와 함께 응급실을 찾았고 지난해 11월 병원에서 실제로 GBS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를 병원으로 이송해 긴급 혈장 교환 치료에 들어갔다.
법학과 범죄학을 전공 중인 칼란은 “평소 공부나 일상 질문에 챗GPT를 종종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내 증상을 분석했다”며 “병원에서도 같은 진단을 내리자 정말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길랭-바레 증후군은 몸을 서서히 마비시키고 결국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며 “AI의 도움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칼란은 현재 병원에서 회복 치료를 이어가고 있으며,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