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무역·통상도 '맞춤·조립' 전략으로 뉴노멀 대응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모듈형 新통상협정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모듈형 新통상협정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산업통상부가 미중 패권경쟁과 보호주의 확산, 관세 장애, 핵심자원 확보 경쟁 등 글로벌 통상질서를 뒤흔드는 '뉴노멀'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통상 정책을 모듈형 방식으로 재설계한다. 국가별 여건과 기업 수요에 따라 통상 조항을 선택·조합하는 방식으로, 복합위험 시대의 실질적 방파제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모듈형 新통상협정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글로벌 통상환경은 미중 간 경쟁, 선진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상계·반덤핑·보복관세 확산, 핵심광물·에너지 자원 안보 위기 등이 중첩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시장개방 중심의 전통적 자유무역협정(FTA) 틀만으로는 다층적 위험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산업계·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개방 민감도가 높은 신흥국과의 협력에서는 '일률적 조항 적용'이 오히려 협상 장벽으로 작용하는 만큼, 국가별 상황을 정밀하게 반영한 유연한 통상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커졌다.

산업부는 이에 △공급망 △핵심광물 △그린경제 △디지털 등 신통상 4대 분야에 대한 표준문안을 우선 마련한 뒤, 협상 국가의 수요에 따라 분야별 조항을 선택·조립하는 방식의 협정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흡사 '레고 블럭'와 같은 구조다. 협상 속도는 빨라지고 조정 비용은 줄어들며, 기업이 체감하는 실질 대응력은 강화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모듈형 新통상협정은 혼돈의 뉴노멀 시대에 한국이 미래형 통상규범의 표준을 제시하기 위한 전략적 모델”이라며 “국가별 특성과 기업 수요를 반영한 유연·신속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의 위험을 줄이고 기회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연말까지 모듈별 표준문안을 정교화해 확정하고, 내년 초 예정된 싱가포르·아세안과의 FTA 개선협상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협상 대상 국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모듈형 방식의 한국형 통상모델을 국제 협상 무대로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