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지난달 출시한 '제미나이3' 경량화 버전 '제미나이3 플래시'를 공개했다. 오픈AI가 한 달여 만에 신규 인공지능(AI) 모델 'GPT-5.2'를 선보인 데 따른 구글의 반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17일(현지시간) 답변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춘 '제미나이3 플래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경량 모델 출시에 따라 구글 제미나이3는 최상위 모델인 '딥싱크'와 균형 모델인 '프로'를 포함해 시리즈를 완성했다.
경량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로 학습한 상위 모델을 활용해 '증류' 작업을 거쳐 개발한다. 일반적으로 속도가 빠르면서도 상위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오픈AI가 GPT-5.2를 공개하며 제미나이3, 앤트로픽 '클로드 4.5 오퍼스'보다 성능 우위를 강조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자 경량 모델로 다양한 사용자 확보에 승부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부 개발자 대상 플래시 모델 API 요금이 토큰(AI가 글을 분석하기 위해 임의의 조각으로 쪼개는 단위)당 0.5~3달러로 프로 모델의 25%에 불과해 기업 고객의 채택과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시 우드워드 구글랩스·제미나이 담당 부사장은 “오랫동안 비싸고 느린 대형 AI 모델과 성능이 떨어지는 고속 AI 모델 사이 선택을 강요했다”면서 “제미나이3 플래시는 이같은 타협을 끝내고 지능과 속도를 모두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속도가 빠르면서 뛰어난 성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구글이 공개한 제미나이3 플래시 모델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지식을 측정하는 'MMLU-Pro' 점수는 81.2%, 코딩 능력 관련 'SWE-벤치 베리파이드' 점수는 78%로 상위 모델인 프로의 81%와 76.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지식을 측정하는 'GPQA 다이아몬드'와 인류의 마지막 시험이라고 불리는 'HLE' 벤치마크에서도 각각 90.4%와 33.7%를 기록해 프로의 91.9%, 37.5%보다 약간 뒤처졌다.
제미나이3 플래시는 이날부터 무료 사용자를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순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검색창을 챗봇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AI 모드'에서도 제미나이3 플래시를 기본 모델로 채택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