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산업별 AI 전망-AI 전력 수요급증, NDC 부담…기후테크로 '승부'

[신년기획]산업별 AI 전망-AI 전력 수요급증, NDC 부담…기후테크로 '승부'

에너지 산업은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동시에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도전적 상황에 직면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전환이 가속화하며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 정부는 2035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한다는 목표를 국제사회에 제시했다.

2026년 새해는 초고압직류송전(HVDC)·에너지저장장치(ESS)·소형모듈원전(SMR)·히트펌프 등 K-기후테크 생태계를 조기 구축으로, 탈탄소 전환 기업 경쟁력 유지하고, NDC 또한 함께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2030년 전력 수요 2배 급증…“재생에너지 시장 美 쇠락, 中 장악”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관련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현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산업용·상업용 전력 수요 증가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으며, 에너지 인프라에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력 소비가 연속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하고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산업 부문의 확대가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글로벌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가 585GW(2024년 기준)로 600GW에 육박했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설비용량 153GW의 4배 규모다.

일각에서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파리협정 재탈퇴 등 주요 기후·환경정책이 후퇴하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구속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미국 정부는 지난해 대형 오염원 배출 기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를 의무화하던 '온실가스 보고 프로그램(GHGRP)'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글로벌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에서 미국 비중은 7.4%(2024년 기준)에 불과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를 절반으로 줄어도 전체 추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최근 미국의 글로벌 기후·환경 리더십이 쇠락하자, 그 빈자리를 중국이 채우고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에서 중국의 비중은 63.9%(2024년 기준)다. 미국(43GW)의 9배에 육박하는 374GW에 수준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청정에너지가 차지하는 규모는 약 10%까지 확대됐다.

특히,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의 전기화 비율이 20%를 넘어섰는데, 그 배경에는 중국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투자가 있다. 중국은 주변국을 넘어 아프리카 등으로 전 세계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에서 뒤처진다면 앞으로 중국이 구축하게 될 글로벌 공급망 안에 한국 기업이 들어갈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중국은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수전해 등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필수 요소 기술 대부분에서 이미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라면서 “중국은 지난 5년 동안 에너지 전환에 1100조원을 투자했는데 향후 5년은 그 두 배인 22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 출처 :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자료 출처 :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2030년까지 4500GW 신규 설치…가격경쟁력·사업속도 뛰어난 韓 기회

전 세계 발전용량은 약 9500~1만GW(2024년 기준)에서 2030년까지 1만4000~1만5000GW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5년 내 약 4500GW가 신규 설치돼야 한다. 단순히 발전소만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기기, 전선, 변압기, 정보통신(IT), 저장장치 등 전력망 전체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 경쟁력과 사업수행 속도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향후 미국 등 신규 에너지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소장은 “과거엔 전력 인프라를 천천히 설치해도 됐지만 지금은 수요를 따라가야 해서 속도가 중요해졌다. 이 영역은 우리나라가 가장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원전도 40년간 운영 경험을 통해 원팀으로 빠르게 비용 초과 없이 수행해 왔다. 폭발적 수요로 인해 가스터빈 같은 핵심 기술을 에너지 종주국 미국에 수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력기기 분야의 경우 미국·유럽 등 안정된 시장에서 노후화된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증가로 큰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소장은 “미국은 전력 케이블의 약 70%가 25년 전에 설치됐고, 변압기는 평균 40년 정도 됐다”면서 “유럽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이런 인프라 교체 수요에서 가격과 속도는 한국 기업들이 가장 잘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탈탄소 신기술을 조기 상용화하기 위해 청정 전력·연료·인프라 등 분야 기후테크를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청정수소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그린수소 대규모 실증사업 등을 진행하고, 원활한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수소사업법' 제정도 추진한다. 수소환원제철, 순환자원 활용 확대를 위한 연·원료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저탄소 제품 수요 창출 지원체계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영태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성장초기, 우수한 기술을 가졌지만 담보가 부족해 대출이 힘든 기후테크 기업에 기술력 자체가 담보가 될 수 있도록 보증을 공급할 것”이라면서 “12조원 규모의 기후대응보증과 3000억원에 가까운 녹색분야 산업 보증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성장기에는 유니콘 브릿지 프로그램 등 사업화보증과 설비, 연구개발(R&D) 부문에 장기 저리 융자를 지원하겠다”면서 “사업확장기에는 녹색활동을 위해 발행하는 녹색채권과 유동화증권의 이자율을 지원해 투자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부연했다.

2026년 기후에너지환경부 주요업무 추진계획. 자료 출처 : 기후부
2026년 기후에너지환경부 주요업무 추진계획. 자료 출처 : 기후부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