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초저전력·초고감도 수소센서 기술 개발

전북대 연구진.
전북대 연구진.

전북대학교는 김희대 반도체과학기술학과 교수팀이 수행한 차세대 수소 센서 연구가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 '케미칼 엔지니어닝 저널(JCR 분야 상위 약 3% 이내)'에 최근 게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수소경제 시대에 필수적인 고감도·고신뢰성 수소 감지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로, 전북대학교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도출됐다는 점에서 학문·기술적 의의가 크다. 특히 실제 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저전력 구동과 환경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점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번 성과는 김 교수 연구실 소속 가우라브 말릭 박사(주저자)를 중심으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벨기에 몽스대학교, 인도 “빗츠 피라니 연구진이 함께 참여한 다국적 공동연구로 얻어진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적 분석뿐 아니라 이론 해석과 수치 시뮬레이션을 병행하는 통합적 연구 접근을 통해, 수소센서의 성능 향상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금-팔라듐(AuPd) 이원 나노입자 촉매층과 전기화학적 식각 공정으로 제작한 초고표면적·초발수성 포러스 실리콘(PSi)을 결합함으로써 기존 금속산화물 기반 수소센서가 지니던 고온 구동, 습도 민감성, 장기 안정성 저하 등의 한계를 크게 개선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구조를 개발했다. 이 구조는 센서 반응에 직접 관여하는 표면 반응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내성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특히 정밀 제어된 AuPd 촉매층은 수소 분자의 해리(dissociation), 흡착(adsorption), 스필오버(spillover) 반응을 효과적으로 촉진해 극미량 수소에서도 높은 반응성과 효율적인 전하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센서는 저온·저전력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신호 출력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주저자인 Gaurav Malik 박사는 “이번 연구는 Au-Pd 촉매층이 수소 분자의 분해와 전자 이동을 크게 강화한다는 점을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명확히 입증한 중요한 결과”라며 특히 포러스 실리콘의 초발수성 구조 덕분에 높은 습도 환경에서도 센서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용 수소 누출 모니터링은 물론, 연료전지 시스템, 배터리 팩 안전관리, 반도체 공정 등 극미량 수소 감지가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공동연구를 이끈 김희대 교수는 “전북대가 세계적 연구진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주도적으로 도출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초저전력·고신뢰성 수소센서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수소경제 사회에서 요구되는 안전 기반 기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수소 안전 관리 분야뿐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 시스템과 첨단 전자·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원천 기술로 평가한다. 전북대 반도체과학기술학과의 국제적 연구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