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00만 도시 6시간 '위성 먹통'…내비·배달·드론까지 멈췄다

지난 17일 오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대도시 겨냥한 ‘보이지 않는 공격’ 의혹
GPS·베이더우 6시간 마비...교통 등 혼란
GPS.〈게티이미지〉
GPS.〈게티이미지〉

중국 인구 약 1000만 명의 대도시 장쑤성 난징에서 위성항법시스템이 약 6시간 동안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해 교통과 물류 등 일상생활 전반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지난 17일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난징 전역에서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중국의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인 베이더우가 강력하고 표적화된 전파 방해로 일시적으로 작동을 멈췄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위성 위치 정보를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차량 호출 서비스, 드론 제어 시스템 등에서 일제히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위치 정보가 크게 왜곡되거나 도로 데이터가 완전히 사라지는 현상을 겪으며 이동과 업무에 심각한 불편을 호소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위성 기반 위치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차량 호출 서비스 주문량은 약 60% 감소했고, 물류·배달 효율은 40%가량 떨어졌다. 공유 자전거 시스템에서는 최대 57㎞에 달하는 위치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난징 위성응용산업협회는 이번 사태가 이동통신망 장애가 아니라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NSS) 신호에 대한 '일시적인 간섭 및 차단'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베이더우와 GPS의 민간 주파수 대역을 겨냥한 전파 방해로 수신기가 정확한 위치 신호를 식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회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전파 방해를 자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협회는 “이번 항행 차질이 주요 행사 기간 중 보안을 위해 시행된 임시 신호 제어 조치라면 업계 표준 안전 프로토콜로 볼 수 있다”며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특정 행사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위성 신호가 정상화됐고, 민간 GNSS 주파수 대역에만 영향을 미쳤으며 베이더우의 군사 주파수는 전혀 간섭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계획된 차단'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지목됐다.

위성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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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에 따르면 베이더우의 군사용과 민간용 주파수 대역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으며, 군사 주파수는 국방과 안보를 위해 전용 암호화와 전파 방해 방지 기술이 적용돼 안정성이 높다. 반면 GPS는 군용과 민간용 신호가 동일한 주파수를 공유하지만, 암호화 방식과 스펙트럼 변조 기술을 달리해 기능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SCMP는 이번 사건이 나토(NATO)와 중국 간 갈등이 발생할 경우 전략적 균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베이더우의 민간 주파수 대역을 GPS와 호환되도록 설계한 결정이, 베이더우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곧 GPS에도 영향을 미치게 만들어 상호 억지력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난징 위성응용산업협회 관계자는 “베이더우 민간 신호를 겨냥한 고의적 간섭은 GPS에 의존하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동시에 방해하게 된다”며 “이는 악의적인 전파 방해를 근본적으로 억제하고 중국 민간 항법 서비스에 강력한 보안 장벽을 구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선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