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얼굴 여드름을 무심코 짰다가 한쪽 얼굴이 마비되는 증상까지 겪은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지며 경각심을 주고 있다. 특히 여드름이 발생한 부위가 이른바 '죽음의 삼각형'으로 불리는 얼굴의 위험 구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린지 데올리베이라(32)는 최근 입술과 코 사이에 난 여드름을 평소 습관대로 손으로 짰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해당 부위가 급격히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얼굴 한쪽이 처지는 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
린지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 항생제를 처방받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그는 “통증과 부기가 계속 심해져 다시 병원을 찾았고, 엉덩이에 주사를 맞고 새로운 약을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상태가 악화되면서 결국 응급실을 찾았으나, 당시 의료진은 얼굴과 입술의 심한 부종을 보고 알레르기 반응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후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린지는 '봉와직염' 진단을 받았다. 여드름을 짜면서 피부가 손상됐고, 그 틈으로 세균이 침투해 감염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봉와직염은 피부 깊은 층까지 침범하는 세균성 감염 질환으로, 발적과 부종, 열감, 통증을 동반한다. 치료가 지연될 경우 감염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어 즉각적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린지는 감염이 부비동이나 눈, 뇌로 번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MRI 검사를 받았으며, 다행히 다른 부위로의 전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응급실에서 보다 강력한 항생제 치료를 받은 지 두 시간 만에 부기가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며 “작은 흉터는 남았지만 며칠 만에 얼굴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린지가 여드름을 짰던 부위는 코와 입 주변을 잇는 '죽음의 삼각형'으로 불리는 얼굴 영역이다. 이 부위의 정맥은 두개골 내부의 해면정맥동과 연결돼 있어 상처를 통해 침투한 세균이 뇌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 드물지만 심할 경우 뇌 감염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월에도 미국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한 여성은 콧구멍 아래 여드름을 짠 뒤 수 시간 만에 얼굴이 심하게 붓고 통증이 나타나 응급실을 찾았으며, 스테로이드와 항생제 치료 후 회복했다.
뉴욕의 피부과 전문의 조슈아 자이크너 박사는 “코와 입 주변은 뇌와 직접 연결된 혈관 구조를 갖고 있어 얼굴 부위 중에서도 특히 위험하다”며 “이 부위에 난 화농성 여드름이나 상처는 절대 손으로 짜거나 만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코·입 주변 여드름에서 붓기, 열감, 통증이 빠르게 심해지거나 얼굴 비대칭, 마비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손 위생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여드름을 만질 경우 감염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