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연간 기술수출 규모 2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글로벌 빅파마와 대형 계약이 잇따르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기술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새해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기업에 관심이 쏠린다.
새해 기술수출 기대주는 플랫폼 기술을 앞세운 바이오 기업들이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 'ALT-B4(성분명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을 글로벌 제약사 미국 머크(MSD),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 메디뮨, 산도스, 다이이찌산쿄 등 총 6곳에 이전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26일 글로벌 제약사와 'ALT-B4' 기술이전 계약 옵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6년 내 최종 기술이전 계약 체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피하주사(SC) 제형 전환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존 계약의 범위 확대나 신규 파트너십 체결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기존 글로벌 제약사들과 라이선스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ALT-B4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 GSK, 일라이릴리와 연이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BBB 셔틀 기술은 적용 가능한 적응증이 넓고, 동일 플랫폼을 활용한 파이프라인 확장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알테오젠처럼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새해 JP모건 헬스케어에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신약 후보물질 중심의 기술수출도 기대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합성치사 항암신약 후보 '네수파립'을 앞세워 글로벌 파트너링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해외 IR 및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파이프라인 기술을 소개하고, 기술이전 가능성을 타진한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선 이뮨온시아, 지아이이노베이션, STCube가 차기 기술수출 기업으로 거론된다. 이뮨온시아는 IMC-001의 품목허가 및 상용화를 준비하면서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병행할 계획을 공개했다. 내년 품목허가 추진과 동시에 기술이전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국내 면역항암제 기술수출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역시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해외 제약사와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STCube는 BTN1A1 표적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를 개발 중이며, 새해 JP모건헬스케어 기간 동안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아웃 미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질환 분야에서는 디앤디파마텍이 주목받는다. 디앤디파마텍은 펩타이드 약물 경구화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를 이전한 멧세라가 화이자에 인수되며 기술력을 빅파마에서 검증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 메드팩토, 프로티나, 알지노믹스, 오렌지바이오 등도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술 성숙도와 임상 데이터에 기반해 파트너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성과를 발판으로 새해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논의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