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석탄 화력발전 1호기 정년 퇴임식 “명예로운 vs 대책 없는”

'태안화력 1호기 발전 명예로운 발전 종료 기념식'이 31일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김태흠 지사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발전사 임직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태안화력 1호기 발전 명예로운 발전 종료 기념식'이 31일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김태흠 지사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발전사 임직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1호기가 30년 6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발전 임무를 마치고 이달 연말 전면 폐지됐다. 이재명 정부의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석탄화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지 첫 사례다.

충남도와 기후환경에너지부는 31일 '태안화력 1호기 명예로운 발전 종료 기념식'을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에서 김태흠 지사,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발전사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졌다.

특히, 행사장에선 태안화력 1호기 종료 행사에 의미를 더하는 '명예로운'이란 수식어를 놓고 충남과 정부는 결이 다른 입장을 보여 이목을 끌었다.

우선, 기후에너지부는 탄소중립 정책을 선도하는 과정에서 기존 인력의 고용안정(정의로운 전환)에 중점을 두고 태안화력 1호기가 30년간 충남 지역 경제 발전과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힘을 불어넣은 점에 '명예로운'의 의미를 더했다. 태안화력 발전 1호기 노동자(129명)도 모두 다른 발전소 또는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됐다.

반면 충남은 태안 화력발전 1호기 폐지 이후 태안 지역 내 정주 인구 유출과 지역경제 침체가 불 보듯 예상되는 데 대책 마련한 것도 없는 상황에서 '명예로운' 수식어가 과연 합당하냐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정부가 2040년 탈석탄을 선언했으나, 실질적인 대응책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화석연료 폐지는 기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 꼭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지역경제 위기와 일자리 상실은 우려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금 신설, 특구 지정, 고용 안정 등을 골자로 한 석탄 화력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을 하루빨리 제정해 석탄 화력 폐지 지역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새로운 기회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또 “정부와 협의해 태안을 정의로운 전환 특구로 지정받고 해상풍력 등 대체 발전·산업을 육성, 화력발전 폐지가 지역의 위기가 아닌, 새로운 번영의 기회가 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김성환 장관에게 △석탄 화력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신속 제정 △해상풍력 전력계통용량 우선 사용권 부여 △전력 자립률 기반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시행 △청양·부여 지천 다목적댐 건설 추진 등 4개 현안에 대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석탄화력발전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관련 △발전 인프라 재활용 특례 부여 △신재생에너지 우선 보급·육성 △정의로운 전환 특구 우선 지정 △실질적인 성과급 지원 등 도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남 도내 석탄 화력발전소는 보령화력에 이어 이날 태안화력 1호기 폐지로 총 28기가 남았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