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 독감 공습”… 사망자 3천명 넘었다

지난 3일 뉴욕의 한 병원에서 독감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 사진=NBC 뉴스
지난 3일 뉴욕의 한 병원에서 독감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 사진=NBC 뉴스

미국에서 독감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번 유행 국면에서 누적 사망자 수가 3100명을 넘어섰다.

31일(현지시간) NBC 뉴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인용해 이번 시즌 독감 감염자가 약 750만명에 이르며 이 중 약 8만100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어린이 8명을 포함해 310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CDC는 감염자 460만명, 입원 환자 4만9000명, 사망자 1900명으로 집계했으나, 유행이 급격히 번지면서 관련 수치가 단기간에 60% 이상 뛰어올랐다.

독감은 보통 12월부터 2월 사이 정점을 찍지만, 이번 시즌은 시작 단계부터 이미 지난해 기록을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작년 같은 시기에는 환자 약 310만명, 입원 3만7000명, 사망 1500명 수준이었다.

미네소타대 감염병연구소의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유행 초반이라 전체 양상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감염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전했다.

독감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번 유행 국면에서 숨진 사람의 수가 3,100명을 넘어섰다. 사진=게티이미지
독감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번 유행 국면에서 숨진 사람의 수가 3,100명을 넘어섰다. 사진=게티이미지

현재 유행의 중심에는 A형 독감 바이러스 H3N2의 새로운 하위 계통인 'K 계통(K subclade)'이 있다. CDC 분석에 따르면 9월 말 이후 채취된 H3N2 샘플의 약 90%가 이 변이에 해당했다. 다만 이 변이가 기존보다 더 치명적인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K 계통은 전파력이 강해 일각에서는 '슈퍼 독감'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 변이는 올해 백신 균주 선정 이후 발견돼 직접적인 표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백신에 유사한 계통이 들어 있어 일정 수준의 예방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미국 내에서는 뉴욕, 사우스캐롤라이나, 뉴저지, 콜로라도, 루이지애나 주 등이 특히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뉴욕주는 이달 14~20일 한 주 동안 독감 환자가 7만1123명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CDC는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사람에게 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 접종률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올겨울 유통된 백신 물량은 약 1억3000만 회분으로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 11월 말 기준 접종 비율은 어린이 17%, 성인 23% 수준에 머물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