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LLM을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버티컬 AI 실증 모델로 주목
한국형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공개가 가시화되면서 국가 차원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실제 산업 현장에 어떻게 적용·확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범용 AI를 산업별·도메인별 문제 해결로 연결하는 버티컬 AI(Vertical AI) 전략이 정책적 핵심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디자인 테크 기업 ㈜아이디이노랩의 행보가 의미 있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디이노랩은 현재 외산 LLM을 기반으로 디자인 전략 AI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한국형 LLM이 공식 공개되는 즉시 이를 기반 모델로 전환·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데이터적 준비를 사전에 완료한 상태다. 이는 단순한 모델 교체가 아니라, 한국어·한국 산업·한국 디자인 생태계의 맥락을 반영한 LLM을 '디자인 전략'이라는 명확한 도메인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규모 중심'이 아닌 '이식성 중심' 파운데이션 모델 전략
아이디이노랩이 정의하는 디자인 전략 파운데이션 모델은 수십억 파라미터 규모의 원천 사전학습 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디자인 전략 도메인의 특성상, 모델의 규모나 학습량보다 실제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에 즉시 활용 가능한 전문성과, 다양한 산업·서비스 환경으로 이전 가능한 이식성이 더 중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기반한 선택이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개발되는 한국형 LLM을 기반으로, Supervised Fine-Tuning(SFT)과 LoRA(Low-Rank Adaptation) 기반의 경량 파인튜닝을 적용해 디자인 전략에 필요한 판단 구조만을 선택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과도한 GPU 자원 투입이나 장기 개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범용 모델을 산업별 버티컬 AI로 전환하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접근이 '파라미터 규모 중심 파운데이션 모델'이 아닌, 재사용·확산 가능한 추론 인프라로서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현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디자인 전략가의 '선택과 배제'를 재현하는 추론 구조
아이디이노랩의 디자인 전략 AI가 지향하는 핵심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나 지식 응답이 아니다. 본 모델은 디자인 전략가가 실제 업무에서 수행하는 '선택과 배제', 즉 트레이드오프(trade-off) 기반 의사결정 구조를 안정적으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자인 전략은 정답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복수의 대안 중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택지를 판단하고 나머지를 배제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존 AI 서비스에서 흔히 사용되던 페르소나(Persona) 개념을 말투나 캐릭터 설정이 아닌, '추론 구조(Persona-based Reasoning Architecture)'로 재정의했다. 이는 특정 사용자를 흉내 내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 페르소나가 어떠한 기준과 맥락에서 전략적 판단을 수행하는지를 모델 내부의 판단 구조로 반영하는 접근이다.
아울러 디자인 분류 체계(제품·시각·UI·UX·서비스·경험·공간·환경 등) 등 익숙한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각 디자인 영역에서 고려해야 할 전략적 판단 기준과 제약 조건을 반영한 '추론 프레임' 레이어 구조로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모델은 디자인 영역을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영역별 전략 판단의 맥락을 함께 추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산업부 R&D 과제와 연계… 2026년 3월부터 단계적 실증과 상용화
이러한 구조적 설계를 바탕으로 아이디이노랩의 디자인 전략 파운데이션 모델은 특정 서비스에 종속된 기능형 AI가 아니라, 다양한 산업·공공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재사용·확산 가능한 디자인 전략 AI 인프라로 구축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적 접근은 아이디이노랩이 주관기관으로 수행 중인 산업통상자원부 디자인산업기술개발 사업과도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아이디이노랩은 해당 과제에 디자인 전략 버티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2026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R&D 성과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증 사례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 강원디자인진흥원에서는 2026년 수행되는 모든 자체 디자인 지원 사업에 디자인 전략 AI를 적용하여 실증한다. 이를 통해 지역 디자인 정책·지원사업 전반에서의 수평 확산 가능성을 검증한다. 동서대학교와는 디자인씽킹 기반 청년 창업·신규 아이템 개발 과정에 실증 적용한다. 이는 교육·인재 양성 영역에서의 재현성 및 전략 지원 효과 검증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민간 디자인 산업 현장에서의 실질적 활용성과 채택 가능성 검증을 위해서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와는 디자인 기업의 전략 수립·사업 기획 분야에 적용 실증한다.
정책 관계자들은 이러한 구조를 '지역-교육-산업'을 동시에 포괄하는 실증 모델로 평가하며, 향후 디자인·AI 융합 정책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성과 평가는 단순 정확도나 응답 품질이 아닌 △전략 수립 리드타임 단축 △대안 탐색 폭 확대 △선택·배제 과정의 설명 가능성 △현장 채택률 및 재현성 등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서의 성과 지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안진호 아이디이노랩 대표는 “한국형 LLM은 범용 AI 그 자체보다, 산업별 문제 해결로 확장될 때 정책적 가치가 완성된다”며, “아이디이노랩은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디자인 전략 영역에서 국가 파운데이션 모델의 산업 확산 가능성을 검증하는 대표 사례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