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4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정부는 중국 측의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요구에 대해 “존중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우리 군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안보 주권 차원의 정당성을 설득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안보 현안 대응 방향과 기대 성과를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한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위 실장은 “우리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는 입장이며, 그 입장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그간 '하나의 중국'을 존중하는 동시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회담에서도 '존중'의 뜻을 표하는 한편,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풀이된다.
핵추진 잠수함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안보 수요' 차원의 당위성을 내세울 계획이다. 위 실장은 “북한이 핵추진 및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추적하고 대비해야 할 우리만의 안보 수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핵잠 도입은 NPT(핵확산방지조약) 체제에 어긋나지 않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호주·미국·영국의 '오커스(AUKUS)' 사례를 NPT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전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중의 의미에 대해 위 실장은 “2026년 새해 첫 정상외교이자 시 주석 방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이뤄지는 답방으로, 이처럼 단기간에 양국 정상이 교차 방문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 정상은 경주 APEC 회담에서 합의한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을 토대로 민생과 평화 문제의 해법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며 “공급망, 디지털 경제, 벤처, 환경·기후, 관광, 인적 교류, 초국가 범죄 대응 등에서 상호 비교우위를 살린 실질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조도 강화한다. 위 실장은 “관계 복원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돌파구 마련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중국 측에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해를 평화와 공영의 바다로 만들고, 문화 콘텐츠 교류 역시 점진적·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구조물 문제에 대해서도 “정상회담 이후 실무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진전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4일 베이징 도착 후 현지 우리 국민과의 간담회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5일에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 참석에 이어 오후에는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갖는다. 6일에는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리창 총리를 만나 수평적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상하이로 이동해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와 만찬을 함께한다.
일정 마지막 날인 7일에는 '한중 벤처·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양국 청년 기업가들을 격려한다. 이어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2026년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과 임정 청사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