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 법정 상한율이 3.19%로 확정되면서 대학가 전반에 등록금 인상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대학마다 인상 검토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학생회는 SNS를 중심으로 설문조사와 의견 수렴 절차를 잇달아 가동하며 학내 여론 결집에 나서는 모습이다.
학생들이 발 빠르게 여론 결집에 나서는 이유는 다수 대학에서 전년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최근 회원 사립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2.9%가 2026학년도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논의 중'이라는 응답(39.1%)까지 포함하면 사립대 90%대가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세종대는 재학생 대상으로 '등록금 정책 관련 학생 입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세종대는 지난해 11월 2025학년도 등록금을 인상하며 학교가 약속했던 교육 환경 개선 이행 과정에서 학생 의견이 배제되고 있다며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설문은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에 대한 체감도와 2026학년도 등록금 정책에 대한 학생 인식을 묻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총학생회 측은 조사 결과를 공식 자료로 제출해 학생들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도 의견 수렴을 넘어 등록금 결정 구조 자체에 대한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12월 28일 성명을 통해 학생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조를 지적하며 논의 과정의 투명성과 학생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학생회 측은 과거 등록금 인상 과정에서 제시된 교육 환경 개선 약속의 이행 여부도 함께 문제 삼고 있다.
![[에듀플러스]등록금 상한율 3.19% 확정, 학생회 의견 수렴 행보 본격화…사립대 90%가 인상 움직임, 관건은 '투명성'과 '신뢰'](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1/06/news-p.v1.20260106.a853f838c87a4282be4da6880de5420f_P1.png)
숭실대는 학교 본부가 제시한 등록금 인상 배경과 재원 활용 계획을 상세히 공개하며 학생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숭실대 총학생회는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구조 악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 △노후 시설 보수와 안전·위생 환경 개선 △교육 서비스 질 유지를 위한 교원 확보 필요성 등 학교 측 인상 사유를 SNS에 공유했다.
건국대와 고려대 역시 등록금 인식 조사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며 학생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 학생 참여를 통해 학내 여론을 수치화하고, 이를 토대로 학교 본부와의 논의에 임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대학들은 학생대표, 학교 본부,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의견 수렴과 심의·의결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등록금 인상과 관련한 대학 본부와 학생회 간 '소통 전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노후 시설 보수와 실험·실습 환경 개선,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불가피하다”며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현재 등록금 수준으로는 인프라 개선에 사실상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 가운데 교육·연구 인프라가 잘 갖춰진 환경을 선호하는 수요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물가 상승률에 비해 등록금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인상 자체보다도 재원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체감도를 높인다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관건은 상승분에 대한 설명과 공개, 그리고 신뢰”라고 덧붙였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