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부터 벤처투자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세제 지원을 확대한다. 투자 의무 부담을 줄이고 민간·해외 자본 유입 문턱을 낮추는 한편, 모태펀드 존속기간 연장과 법정기금 투자 확대를 통해 벤처투자 생태계의 지속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벤처투자 제도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제도 개편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의 후속 입법 과제로, △투자 규제 개선 △세제 지원 확대 △투자 기반 강화 등 세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우선 벤처투자회사의 투자 의무 이행 기간이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완화된다. 이에 따라 연도별 투자 의무도 조정돼, 등록 후 3년까지 1건, 5년까지 추가 1건 이상 투자하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초기 부담을 줄였다. 해당 제도는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벤처투자회사가 투자한 기업이 사후적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편입될 경우 적용되던 5년 내 매각 의무는 이미 폐지됐으며,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의 경우에도 동일 집단 편입 시 지분 처분을 위한 9개월 유예기간이 새로 부여된다.
또 벤처투자회사 간 인수·합병(M&A) 시 기존 회사의 행정처분 효과 승계 기간을 무기한에서 2년으로 대폭 줄이고, 예외 규정을 마련해 선의의 인수인을 보호한다. 비상장주식 및 조각투자 유통플랫폼도 예외 투자 대상에 포함돼 혁신금융 스타트업 투자 길이 넓어진다.
벤처투자조합의 경우 업무집행조합원(GP)이 운용하는 개별 펀드에 적용되던 20% 투자 의무를 폐지하고, 전체 펀드 기준 40%만 적용하도록 개편한다. 펀드별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운용 전략이 가능해진다.
민간 재간접 벤처투자조합(민간 벤처모펀드)의 최소 결성 규모는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최초 출자금액은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출자의무 대상도 기존 벤처투자조합에서 개인투자조합까지 확대된다.
또 창업기획자가 운용하는 개인투자조합의 투자 대상은 투자 유치 실적이 없는 4~5년차 기업까지 확대되고, 상장법인 투자 비중 상한도 10%에서 20%로 상향된다. 전문개인투자자 등록 요건 역시 완화돼 개인의 벤처투자 참여 문턱이 낮아진다.
세제 측면에서는 법인의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 세액공제율을 출자 증가분 기준 3%에서 5%로 상향했다. 벤처투자조합이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투자하는 경우에도 직접 투자와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적용한다.

아울러 벤처투자 참여가 가능한 법정기금 범위를 '국가재정법'상 모든 기금으로 확대해 연기금·공적기금의 벤처투자 참여 기반을 넓힌다. 2035년까지로 규정된 모태펀드 존속기간 역시 10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AI·딥테크 등 전략 분야에 대한 중장기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성숙 장관은 “이번 제도 개편은 벤처투자가 보다 유연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전면적으로 정비한 것”이라며, “벤처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앞으로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투자 규제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