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경제난이 촉발한 이란 반정부 시위가 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회유하기 위해 매달 약 7달러의 지원금 지급을 발표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타메 모하지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가계의 구매력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억제 및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전 국민에 매달 100만 토만(1000만 리알·미화 약 7달러)의 소비 쿠폰을 발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모하지라니 대변인은 이란 대다수인 8000만명에게 지급하며, 지원금은 생필품 등 특정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소비 쿠폰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7달러는 이란 물가 기준 달걀 약 100개, 고기 1kg, 쌀이나 닭고기 수 kg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란 당국은 이 금액이 최빈곤층과 상인의 분노를 달래기에 적합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전 국민이 직면한 경제적 위기를 완화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사회학자 타기 아자드 아르마키는 현지 매체 샤르그 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는 누적되고 해결되지 않은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이 이란 사회 내부의 깊은 분열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마흐무드 잠사즈는 현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현 상황에서 대통령은 공무원 급여를 지급할 행정 권한조차 없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지급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드러냈다. 여기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지원금이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 통화인 리알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자 상인들이 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시위에는 상인뿐 아니라 무역업자, 대학생 등도 참여하며 순식간에 전국적인 규모로 번졌다. 수도 테헤란에서 시작된 시위는 열흘째인 6일 기준 31개 주 중 27개 주로 확산했다.
시위대는 경제적 요구를 넘어 자유와 이슬람 공화국의 권위주의적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가 격화되자 정부가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6일 기준 사망자는 최소 36명으로 늘었으며 체포된 사람은 최소 1200명 이상이라고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 활동가 뉴스 통신은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