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기반 무료스트리밍서비스(FAST)를 둘러싼 정책 논의가 부처별로 분산된 가운데 이를 종합적으로 논의할 기구로 예고됐던 '미디어발전 민관협의회'가 여전히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 이후 구체적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정책 조율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당시 FAST 논의 창구로 거론됐던 '미디어발전 민관협의회'는 아직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9월 조직개편안 발표 당시 '미디어발전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미래 미디어 발전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협의회 구성 시점이나 구체적인 논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FAST는 방송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잇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유료방송 요금 부담과 OTT 성장 둔화를 틈타 FAST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콘텐츠 글로벌 확산의 새로운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부처들은 각자 FAST와 관련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FAST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과 기술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FAST를 포함한 글로벌 콘텐츠 유통 전략에 대한 정책 방향을 검토 중이다. 방미통위 역시 FAST를 포함한 미디어 정책 전반을 검토 대상으로 두고 있다.
다만 부처별로 개별 대응이 이뤄지면서 정책 체계가 분산돼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각 부처가 저마다 관련 사업은 추진하고 있지만, FAST를 포함한 미디어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 방향과 조율 구조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OTT 정책 혼선이 결과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내준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교훈으로 봐야한다고 본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토종 OTT들은 정책 관할이 과기정통부, 문체부, 방통위 등으로 나뉜 구조 속에서 정책 혼선과 규제 불확실성에 노출되며 중장기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제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미디어발전 민관협의회' 구성이 더 이상 지연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미디어 영역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확산되고, 미디어 중심축이 FAST를 포함한 OTT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포괄하는 미디어 영역 전반의 규제체계 개편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규제체계를 개편하고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