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AI 대전환에 금융권, IT인재 '용광로'로

SW·제조·게임 분야 총망라
경험 풍부한 외부인사 영입
핵심조직 수장 교체 초강수

챗GPT생성 이미지
챗GPT생성 이미지

금융권이 디지털·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 정보기술(IT)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프트웨어·시스템 전문업체는 물론 제조·게임·플랫폼·E커머스 등에서 인사를 수혈한다. 금융출신 '순혈주의' 인사 관행이 빠르게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테크혁신단 산하 테크혁신유닛 책임자로 신영필 유닛장을 영입했다. 신 유닛장은 쿠팡페이,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등에서 IT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신한금융 클라우드 및 차세대 IT 전략을 지휘한다. 앞서 2024년 영입한 테크혁신단 이국희 본부장도 KT클라우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쳤다. 테크혁신단은 클라우드 인프라 고도화와 선제적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2024년 하반기에 신설됐다.

우리금융도 최근 6개월 사이 디지털·AI 핵심파트에 외부 인사 2명을 연이어 앉혔다. 최용민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AI솔루션본부장을 지주 AI전략센터장으로 선임한데 이어, 올해 초 삼성전자 MX사업부 출신 정의철 전 상무를 우리은행 디지털영업그룹장(부행장)으로 영입했다. 디지털 채널 혁신과 AI 전략 수립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조직 수장부터 외부 전문가로 교체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분기 AI센터를 출범하며 1980년생 이청재 상무를 초대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 음향기술랩, SK텔레콤 AI 플랫폼 누구(NUGU) 사업부를 거쳐 현대자동차 AI 전문 사내독립기업 에어스 컴퍼니 NLP(자연어처리) 테크 리더, 포티투닷(42dot) LLM(거대언어모델) 그룹 리더 등을 역임한 인사다.

KB증권 역시 지난해 AI 혁신 가속화를 위해 삼성전자 생성형 AI 그룹장 출신인 박재만 상무를 영입했다. 박 상무는 AI 디지털본부장을 맡아 AI 기반 서비스 고도화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이끌고 있다.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도 올해부터 각각 카카오 출신 허명주 최고정보책임자(CIO),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임원(NTO) 출신 신용녀 상무에게 IT 전략을 맡겼다.

이처럼 외부 디지털 전문가가 사내 핵심보직을 꿰차는 흐름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 중이다. 은행, 카드, 보험 업계를 막론하고 디지털 전환(DX)·인공지능전환(AX) 경쟁이 격화되며 내부 인력 재배치나 순환보직만으로는 속도와 전문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은 앞으로 이 같은 인사 기조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기반 영업·리스크 관리·고객 서비스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금융권이 'IT 인재 용광로'로 변모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IT는 단순 지원 조직이 아닌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면서 “금융과 IT 융합이 가속화되며, 서비스 기획·데이터 활용·클라우드 아키텍처 등에서 실전 경험을 갖춘 인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