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관광객도 휴가철과 신혼여행지로 즐겨 찾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은행 계좌 잔액 공개를 요구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발리주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최근 3개월치 은행 계좌 잔액을 제출하도록 하는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고품질 관광 관리에 관한 규정' 초안에 포함될 예정이며, 현재 발리 주의회가 최종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얀 코스터 발리주지사는 안타라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품질 관광을 추진하기 위한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관광객의 재정 여력을 꼽았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이 체류 기간과 여행 계획을 포함한 일정도 함께 제출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규정이 통과될 경우 발리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입국 전에 재정 상태와 여행 계획을 사전에 증명해야 한다.
코스터 주지사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유럽과 미국, 호주 등을 방문할 때도 비자 신청 과정에서 자금 증명과 일정 제출을 요구받는 만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충분한 자금 없이 장기간 체류하다가 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입증해야 할 최소 예금 금액과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발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705만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630만명 대비 11.3% 증가한 수치다. 연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1천400만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발리를 찾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광객 증가와 함께 일부 외국인 관광객의 소란과 주민과의 갈등 사례도 늘었으며, 최근 몇 년간 매년 300명 이상이 문제를 일으켜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