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중심에서 벗어난 K뷰티의 '멀티 마켓 전략'이 실제 수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복수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구조 전환이 수출 회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수출은 최근 중국·홍콩향 비중이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도 전체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한국 화장품 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12.3% 증가한 114억 달러(약 16조80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중국향 수출은 20억1400만달러(약 2조9600억원)로 전년 대비 19.2% 감소했다. 중국 리스크가 부각되던 국면에서 벗어나 지역 분산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의 위상도 재정의되고 있다. 2025년 미국향 화장품 수출액은 21억8600만달러(약 3조2100억원)로 전년 대비 15.1% 증가하며 수출국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1%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역시 10억8700만달러(약 1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5.0% 증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중국 합산 수출 비중은 2023년 46.9%에서 2025년 36.7%로 낮아진 반면, 기타 국가 비중은 같은 기간 53.1%에서 63.3%로 확대됐다. K뷰티 수출의 무게중심이 점차 특정 국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유럽·중동·중남미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했다. 2025년 유럽 지역에서는 프랑스 수출이 1억3000만달러(약 1900억원)로 전년 대비 73.6% 증가했고, 폴란드는 2억8200만달러(약 4100억원)로 111.7% 급증하며 수출국 9위에 올랐다. 영국 역시 2억3000만달러(약 3400억원)로 54.7% 증가하는 등 주요 유럽 국가 전반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가 나타났다.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2억9100만달러(약 4300억원)로 69.7% 늘며 수출국 8위를 기록했고, 중남미 지역에서도 멕시코가 6000만달러(약 880억원)로 149.9%, 브라질이 6000만달러(약 880억원)로 115.1%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는 K뷰티가 특정 국가와 채널에 의존하던 수출 모델에서 벗어나 지역별 특성에 맞춘 분산 전략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중국 이후를 대비해 구축해온 구조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디 브랜드의 해외 진출 확대와 지역별 맞춤형 유통 전략이 수출 구조 전환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멀티 마켓 전략은 단기 반등을 넘어 K뷰티의 글로벌 확장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정 국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중장기 성장의 안정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