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커머스의 성패는 마케팅이 아니라 운영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김용호 부스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브랜드 커머스 환경에서 제조와 판매(제판) 분리는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필연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커머스의 의사결정 축이 '만든 것을 파는 구조'에서 '팔릴 신호를 먼저 읽고 생산하는 구조'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제조와 판매가 분리되면서 브랜드사가 직접 감당해야 할 의사결정의 범위는 크게 넓어졌다. 이에 따라 데이터의 위상도 높아졌다. 부스터스는 데이터를 '의사결정을 자동으로 굴리는 운영 엔진(OS)'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 COO는 “제판분리는 단순한 역할 분담이 아니라, 커머스 문화와 의사결정 방식 자체를 바꾸는 구조”라며 “부스터스는 선행 데이터로 수요를 예측하고, 실시간 데이터로 실행을 점검한 뒤, 후행 데이터로 손익과 결과를 검증하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 체계의 핵심은 '유연함과 탄탄함의 병행'이다. 부스터스는 30억건 이상의 커머스 데이터 포인트를 구조화해 SKU 단위 손익, 채널별 기여도, 재고 회전율과 현금 유입 시점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COO는 “네고왕 프로모션 당시 일주일 만에 14만 건의 주문이 몰렸지만, 초기 신호를 빠르게 포착해 물량과 물류를 조정할 수 있었다”며 “이같은 '운영 OS'를 갖춘 기업만이 변동성이 큰 글로벌 커머스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무 실행 자동화 시스템도 개발했다. 비개발자도 직접 자동화 도구와 AI를 활용해 업무를 개선할 수 있다.데이터 현황은 모든 구성원이 확인할 수 있으며 데이터 생성에도 참여할 수 있다.
김 COO는 “제품 기획부터 마케팅, 생산·물류, 재무까지 전 단계를 하나의 데이터 신경망처럼 연결했다”며 “모든 구성원이 이를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는 '극도의 투명성'을 구축해 일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스템 설계는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부스터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74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 실적을 더하면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부스터스의 장기적 목표는 단순히 브랜드를 잘 만드는 회사를 넘어 성장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운영의 기준'을 업계 표준으로 만드는 데 있다.
김 COO는 “성장을 운에 맡기는 흥행 기업이 아니라,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운영 역량을 갖춘 회사가 되고 싶다”며 “K뷰티 흥행기에는 모두가 함께 떠오르지만, 물이 빠졌을 때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기업만이 끝까지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