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무너진 렌터카시장…중소단체마저 외국계PEF 영향권

자동차 렌털 시장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렌터카 업계도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대표하는 민간단체로 나뉘며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PEF)가 업계 1·2위 업체를 연이어 사들인데 이어 중소 민간단체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위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최근 공지를 통해 “연합회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유사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에 대해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국토교통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유일한 법정단체다.

렌터카조합연합회가 겨냥한 유사 명칭 사용 단체는 전국렌터카연합회다. 전국렌터카연합회는 서울시자동차대여사업조합의 주도로 지난해 설립된 임의 단체다. 서울 외에도 부산, 대구·경북, 울산, 강원, 제주를 비롯해 최근에는 세종지역에도 조합을 설립했다.

법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업계 전체의 목소리를 자처하며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게 법정단체인 렌터카조합연합회의 시각이다. 반면 전국렌터카연합회 측은 기존 연합회의 기능 약화로 전국 단위의 새로운 협의체가 필요해졌다는 입장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지난해 신설된 단체인 전국렌터카연합회는 대형 렌터카 회사의 논리만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진다. 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서울과 제주 지역에 워낙에 렌탈차량 수가 많다보니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우리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대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외국계 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서울시자동차대여조합의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계 자본이 중소 사업자를 표방한 민간단체를 통해 자신들의 독점 체제를 공고히 하려 한다는게 중소 사업자의 시각이다.

중소렌터카 사업자로 구성된 법정 연합회에서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에 대해 강하게 반대 의사를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들 대형사가 소속된 임의단체의 공세에 밀려 이렇다 할 대응도 못하는 처지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여신전문금융업권에 대한 렌탈 규제 완화 방침 이후 불거진 렌탈 업계의 반발도 마찬가지다. 물론 법정 연합회 역시 캐피탈업권의 시장 진입을 반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외국계 사모펀드가 보유한 대형사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반대 의사를 연이어 내놓으며 금융권과의 상생보다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중소렌터카 업계의 시각이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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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정작 대기업의 무차별 확장은 묵인하고, 소비자 편익을 위한 금융권의 진입만 막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도 종료된 만큼 대형사는 물론 금융권이 적절한 상생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